Verdict
‘흔차’가 싫은 당신을 위한 SUV
GOOD
날렵한 코너링과 일상에서 편한 승차감
7년이 지난 지금도 그리고 나중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
BAD
‘억’ 소리 나는 가격에도 이중 접합 차음 유리는 없다
오늘만 이었으면 좋겠는데… 먹먹한 전장 시스템
Competitor
포르쉐 마칸 :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긴다면
마세라티 그레칼레 : 네튜노 엔진부터 전동화 버전까지 다양한 선택지
2017년 첫 등장한 벨라는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끌었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 중 하나인 ‘월드 카 어워드(world car award)’에서 디자인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첫 출시 후 7년이 지난 신형 벨라는 디자인 변화가 적다. 램프 형상, 그릴, 머플러 등 일부 요소를 다듬는데 그쳤다. 곡선을 강조한 차체, 날렵한 지붕, 펜더와 후드에 있는 검은색 장식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헤드램프는 새로운 4구 LED 픽셀 라이트를 적용했다. 밝은 광량과 전방 물체를 인식해 그 주변만 어둡게 하는 기능 등이 있어 야간 주행 때 도움을 받았다. 램프 속 주간 주행등은 사각형 장식을 수평 형태로 변경했다. 이 형상은 그릴의 패턴으로 이어진다. 머플러는 장식을 제거했다. 장식 요소들을 덜어내 이전보다 깔끔하다.
실내도 기존 틀을 유지한 채 아주 부분적인 디자인만 다듬었다. 먼저 새로운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적용했다. 스티어링 휠의 두께와 잡는 느낌은 좋았지만 버튼에 하이그로시 소재를 채택해 지문이 남는다.
중앙에는 11.4인치 화면을 배치했다. 기존 두 개의 화면으로 구성했던 공조 장치와 내비게이션을 하나로 통합했다. 또한 창문 개폐 버튼과 변속 외에 차량을 제어하는 버튼을 화면에 담았다. 대부분의 제어 기능을 화면으로 통합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이 생겼다. 이는 실제 사용해 보니 금방 사그라졌다.
화면 양쪽 끝에 음량 조절과 공조 조작 버튼을 배치해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드라이브 모드와 오프로드를 비롯한 차량 설정은 항목별로 기능을 구분했다. 덕분에 화면 조작은 직관적이었다. 여기에 순정 내비게이션으로 티맵 오토를 적용했다. 국내 내비게이션 점유율 1위인 티맵을 순정으로 적용한 것까진 좋았지만 11.4인치 화면은 사용하면서 몇 가지 문제를 일으켰다.
티맵이 멈추는 상황이 있었고 차량에서 전화를 받자마자 끊기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무선 카플레이가 연결된 상태로 차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면 재연결이 안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시트 포지션은 시트를 최대한 낮춰도 높게 느꼈다. 덕분에 2열 발 밑 공간은 여유로웠다. 머리 공간 또한 넉넉했지만 무릎 공간은 차체 크기 대비 좁게 느꼈다. 벨라의 차체 크기는 BMW X5와 X3 사이지만 실내 크기를 담당하는 축거는 BMW X3, 메르세데스 벤츠 GLC와 비슷하다.
그래도 2열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과 735L의 트렁크 용량은 장점으로 다가왔다. 벨라는 비슷한 가격대의 BMW X5, 메르세데스 벤츠 GLE 보다 80L 큰 트렁크를 확보했다.
흔들림 없는 주행감각
시동을 걸었다. 공회전 때 엔진음과 진동이 실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방음 대책은 준수했다. 속도를 올려 100km/h까지 나가도 이 같은 모습을 줄곧 유지했다. 차 안으로 들어오는 진동은 시트에서 걸러주고 노면 소음 역시 잘 억제했다. 정숙함 속에서 들리는 건 풍절음이었다. 벨라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적용했지만 이중 접합 차음 유리는 뺐다. 충분히 정숙한 차량이지만 1억 원을 웃도는 가격에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없는 점은 아쉬웠다.
파워트레인은 6기통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400마력, 최대토크는 51.6kg.m를 발휘한다. 출력은 모두 네 바퀴로 전달한다. 51.6kg.m의 최대 토크 덕분에 초기 발진은 물론 고속에서도 경쾌하게 가속했다. 또한 급가속 시 네 바퀴 제어를 통해 휠 스핀도 발생하지 않았다. 덕분에 2,180kg의 거구임에도 무거운 차를 몰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감속에서도 이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급브레이크로 멈춰 세워도 과하게 앞으로 쏠리거나 밀리는 모습 없이 안정적이었다.
이번에 시승한 벨라는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출렁거림은 적었다. 도로의 이음새나 방지턱 같은 장애물을 넘을 때 차의 위, 아래 움직임이 적었다. 코너에서는 좌, 우 흔들림을 잘 억제해 날렵하게 돌아 나갔다. 스티어링 휠 조작이 많은 급 차선 변경 때도 적은 움직임으로 금세 원상태로 돌아왔다.
벨라는 여기에 오프로드 특화 기능도 담았다. 에어 서스펜션으로 최대 251mm까지 지상고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차량에 적재한 중량에 따라 지상고를 자동으로 조절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도강 시 자동 수심 감지 기능 등이 있다. 물론 일상 주행 때는 체감하기 힘든 기능들이지만 타고 내릴 때나 짐을 적재할 때 지상고 높이가 조절되는 점은 좋았다.
벨라를 시승하는 동안 컴포트한 승차감과 날렵하게 코너를 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흔하지 않다는 것도 장점으로 다가왔다. 국내 수입 SUV 시장은 대부분 독일 브랜드가 점령하고 있다. 벨라의 경쟁 차들도 마세라티 그레칼레를 제외하면 포르쉐 마칸, BMW X5 등 독일 출신이 다수다. 다시 말하면 벨라가 길에서 더 특별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차가 질린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지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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