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뉴스프리존]이진영 기자= 충남의 ‘보물’인 무형유산을 무용과 음악의 창작품으로 풀어내는 전통예술단 ‘혼’의 공연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8년 서천군에 뿌리를 내리고 활동을 시작한 전통예술단 혼(대표 김대기)이 한산모시이야기를 시작으로 이번에 조선 전기 여류시인인 임벽당 김씨의 이야기에 충남의 무형무산을 녹여냈다.
무대에 올린 작품도 임벽당 김씨의 ‘꽃피면 봄, 잎지면 가을인 줄 안다지’구절에 ‘시와 무용’으로 표현하고, 판소리와 음악 그리고 춤으로 각각의 감정과 장면을 생생하게 전했다.
백유영 예술감독은 “임벽당 김씨의 시를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다. 적어도 한 줄 정도는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봄잎’으로 제목을 정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결국 자연을 사랑하고, 현실에 수긍하는 모시를 하는 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라며“무속이라 치부해 들춰보지 못했던 서천의 전통춤, 길쌈놀이와 소리 등 요소요소가 작품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2024지역대표예술단체 지원사업으로 열린 ‘봄잎’은 지난달 25일 기벌포복합문화센터와 11월 7일과 8일 서천문예의전당에 이어 지난 21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주연으로 호흡을 맞춘 염성국.최은서 무용수는 “처음 ‘봄잎’을 접했을 때 어린 여자들이 어린 나이에 고생하고 힘든 삶의 아픔을 늦게나마 알게 됐다. 그러한 슬픔을 이 작품에 녹여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가지각색을 흡수하는 것이 무용수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에 따라 해내야 하는 것도 맞고 집중 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리안 수석 무용수는 “이야기를 녹여 춤으로 표현하는 것이 매력이다”라며 “‘봄잎’은 실생활에서 알지 못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재조명해서 춤으로 만들어 내고, 스토리를 만들어 몸으로 표현하는 과정이 어렵지만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무대 이면의 각자의 삶은 아직도 배고픈 생활이다.
지역예술인에 대한 고용지원 등의 제도는 있지만 현실의 벽에는 턱 없이 부족하고, 부상 등에 따른 지원대책 역시 자리 잡지 못한 상황.
실제 지난 주말 공연에서 주연배우인 염성국 무용수가 무대가 무너져 다리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과 재활에 대한 입증보다 자비를 들여 회복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게 이들의 삶이다.
여기에 고용불안 속에서도 춤에 대한 열정으로 주민예술단, 방과 후 학교 등의 교육과 강의를 통해 이른바 ‘숨만 쉬고 있는 생활’에 매일 부딪치는 현실은 생활고의 벽이다.
백 감독은 “가장 시급한 것은 예술인들의 고용안정화다. 보통 하나의 작품을 올릴 경우 2~30명이 뛰는데 정작 정식고용으로 이어지고 있는 단원들은 10명 내외다”라며 “대부분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작품에 따라 월세 등의 추운 겨울은 거듭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년, 100년 지나서라도 이 같은 작품들이 지역 문화제가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오늘을 뛰고 있다”며 “충남의 보물을 찾아 다시 찾아 뵙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통예술단 혼은 이번 시즌 공연을 마무리하고 충남문화재단 합동공연 등을 거쳐 겨울 연습기간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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