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이스포츠 종주국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이스포츠가 시작됐고, 이에 관련된 산업이 발전하며 결국 문화로 만든 곳이 대한민국이기에 이런 말을 종종한다. 하지만 과거 이스포츠 종목 수가 적었을 당시에는 일부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낸 한국을 종주국으로 불렀지만, 이제 종목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단순히 성적으로만 이런 표현을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기다.
하지만 이를 이스포츠 산업 전체로 확장하면 여전히 한국은 이스포츠의 종주국이라 부를 수 있다. 선수들이 경기하는 경기장은 물론 이를 제작할 능력과 함께 안정적으로 송출할 네트워크 기반까지 생각하면 여전히 한국을 따라올 곳은 적다.
또한, 한국은 선수 생태계 뿐만 아니라 전제적인 제작 인력의 생태계도 갖춰져 있다. 이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대회 운영이나 방송 제작, 영상 편집 외의 부분에서 자신의 진로를 찾고자 하는 인원의 수도 많다. 다만 이런 인원이 빠르게 현장에 적응하려면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다.
지난 주말 부산이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이스포츠 대학리그 2024’ 전국결선은 대학생 이스포츠 무대다. 그리고 선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이스포츠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찾고자 하는 대학생들에게 실전 경험을 쌓아주는 기회다. 그렇다면 이스포츠 산업 전체의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는 이스포츠 대학리그는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에게 이번 대회와 한국e스포츠협회의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문화체육부가 주최하고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스포츠 대학리그는 학교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대회입니다. 2020년에 시작했고, 2023년 이후로 단순히 대학생이 참여하는 대회가 아니라 학교 차원에서 학교의 대표성을 부여받은 이스포츠 팀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편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27개 대학이, FC 온라인은 10개 대학이 참여했죠. 대학 이스포츠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있고, 점점 대회가 자리잡으며 내년에는 더 많은 대학에서 대학리그에 참여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대학 분만 아니라 중고등부 리그도 시작하기에 학교 이스포츠의 대표적인 대회가 되어간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점점 대회의 규모를 키우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 일까요
한국 이스포츠는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의 차이가 크고, 지역에 따라 편차도 큽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자체 대회를 하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교도 있죠. 대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인기 종목만 진행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협회에서 지역의 균형 발전은 물론 다양한 종목을 운영하기 위해 학교 이스포츠를 지원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이스포츠 게임즈를 대비해서 미리 대표침 자원을 발굴하고 육성 하기 위해서는 대학 스포츠의 필요성이 있습니다. 당장의 내일이 아니라 더 뒤를 보고 준비하는 첫 시작이기에 잘 정착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협회에서 이런 행사를 주관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1999년 창립 총회 이후 2000년에 문화체육부에서 인가받은 이스포츠를 대표하는 유일한 사단법인 단체입니다. 또한 대한체육회의 회원 단체이면서 국가대표 파견에 관한 권리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스포츠를 대표하는 유일한 경기 단체이기에 풀뿌리부터 프로 단계까지 이스포츠가 다양한 종목은 물론 다양한 지역에서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이스포츠의 지속 성장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런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풀뿌리 단계부터 국가대표 선발 단계까지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이유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학리그 뿐만 아니라 PC방을 기반으로 한 동호인 대회도 함께 협회에서 운영 중이고, 중고등부 리그 도입 이후 지역리그 실업팀 창단을 통해 지역 리그도 활성화 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기 종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목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이스포츠의 모든 분야에서 종주국으로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준하 중입니다.
협회에서는 꾸준히 대통령배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룰 진행 중이었고, 아시안게임 이후 이스포츠 글로벌 포럼 개최에 이어 케스파 컵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어떤 목표를 위해 필요한 것일까요
이제 한국 사회는 이스포츠의 부정적 인식보다 이를 매개로 해 얻을 수 있는 순기능에 관심을 더 갖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사고나 전략 전술을 수립하는 사고력, 팀플레이를 통한 사회성 개발 등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이스포츠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이스포츠가 주류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이러한 움직임의 이유입니다.
이스포츠 대학리그는 리그 참여 뿐만 아니라 운영과 제작, 방송에 있어서 대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대회입니다. 대학생들에게 직접 실제 경험을 쌓아주는 기회를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학리그를 개편하면서 단순히 대학생들이 선수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 이스포츠와 관련된 여러가지 직무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마케팅과 방송 제작까지 모든 단계에서 대학생들이 직접 만드는 리그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직접 실무를 체험해 보는 것이 학교 이스포츠 활성화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죠. 지금까지는 학생들이 이스포츠로 진로를 잡고 싶어도 직접 이러한 경험을 하기 쉽지 않았지만, 대학리그가 실무 경험을 제공하면서 대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내년에 추가되는 중고등부 리그에서도 이러한 기회를 확대해 이스포츠 선수층 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드려고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학생 이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스포츠 대학리그가 성공적으로 의도한 방향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고 봅니다. 시스템이 잘 정착해서 한국에 학생 이스포츠 무대가 더 넓어지고, 이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되어 학교 이스포츠가 더 활성화 되기를 바랍니다.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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