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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예보는 대국민 생명과 재산보호에 직결되는 만큼 매우 보수적인 분야입니다. 때문에 개발 초창기에는 ‘블랙박스(결과값을 도출한 사고 과정이 불명확하다는 의미)’라 알려진 인공지능(AI) 기술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빅데이터 기업이 AI 예보지원 모델을 개발하는 등, 인간 예보관의 업무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도구로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혜숙 국립기상과학원 인공지능기상연구과 과장)
나날이 발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상 예보 분야에서도 점차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기후 재난에 따른 피해가 천문학적 규모에 달하는 만큼 앞으로는 기상·기후 예측 기술이 국가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이달 20~21일 서울경제신문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과 국가태풍센터 등을 찾아 차기 기상 예보 분야의 핵심인 인공지능(AI) 개발 현황을 살펴봤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019년 AI 기상기술을 위한 전담조직을 설립한 뒤 현재 3개 분야(기상예측·예보지원·데이터)를 중심으로 연구 1단계 (21~24년)에 접어든 상태다. 핵심은 ‘알파웨더(Alpha weather)’ 개발 사업이다. 알파웨더는 인간 예보관의 예보생산과정을 학습한 뒤 시간 당 100GB(약 15만 개)의 기상 데이터를 활용·분석함으로써 신속·정확한 예보정보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최종 판단은 인간이 하되, 그 과정에서 방대한 정보 검색·정리·분석 과정을 AI 예보관이 대신해 예보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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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활용 분야가 한반도 특화 ‘초단기’ 강수 예보다. 현재 과학원은 10분 간격으로 6시간까지 예측 가능한 생성형 AI 기반 강수 예측 모델(NowAlpha-Q)을 개발해 올해부터 시험 운영 중이다. 해당 모델은 2014~2019년, 2021~2022년 한반도 강수 패턴과 관련된 방대한 레이더 영상 자료를 학습했다. 이에 기반해 새롭게 입력된 레이더 영상·지상 관측 자료를 처리하고 강수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 이 과장은 “기상청이 자체 개발한 모델은 민간 빅테크와 달리 강수 유형도 세분화해 현업에 더욱 유용히 쓰이도록 했다”면서 “저기압성인지, 국지성 강수인지 또는 지형에 의해·장마전선에 의해 내렸는지 등을 분류해 예측 성능을 각각 평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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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과학원은 ‘음성 및 텍스트 기반 기상 AI 검색기’와 ‘위성영상 기반 과거 유사사례 검색기’ 등도 개발 중이다. 예보관들이 과거의 유사 기상 사례를 검색하기 위해 수십 번 씩 수작업으로 클릭하는 수고를 덜도록 검색 과정을 자동화해준다는 취지다. 대화형 ‘챗봇’ 형식과 AI 모델을 접목해 예보관이 “토끼”라고 부르면 즉각 실행되는 것은 물론, “관측 극값 기온을 순위대로 알려달라” 등의 질문을 하면 신속하게 요청 자료를 내놓는 것이다. 과거 비슷한 기상 사례를 일일히 찾지 않아도 위성사진을 분석해 가장 유사한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분석 도출 과정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설명 가능 AI’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 모델의 ‘깜깜이’ 전망에 대한 신뢰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청의 향후 목표는 2028년까지 첨단 AI 예보지원시스템을 ‘개인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민간 기업과의 연계 활성화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기술확산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날 기상청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전 세계 기상당국 중에서 상당히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현재 논의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민간 기술기업과의 협업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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