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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품는 K청년]②환경도 수익도 잡았다… 美 청소하는 이큐브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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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국내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직 이들만큼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스타트업 역시 세계 시장에서 그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차세대 주역을 꿈꾸며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로 무장한 한국 청년들이 세계를 무대로 능력을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조선비즈는 세계를 품을 청년 벤처기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꿈과 목표를 들어 보았다.[편집자 주]

전 세계에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이 주목받는 시대다. 그중에서도 폐기물 문제는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기술 혁신과 경제적 기회가 공존하는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빌 게이츠를 포함한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래 산업으로 폐기물 분야를 지목하고 있다.

권순범(36) 이큐브랩 대표가 서울 구로동 본사에서 조선비즈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효선 기자
권순범(36) 이큐브랩 대표가 서울 구로동 본사에서 조선비즈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효선 기자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친환경 쓰레기 수거·관리 전문 기업 ‘이큐브랩’은 기술력과 독창적인 접근 방식으로 쓰레기 수거 업계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양광을 활용한 스마트 쓰레기통인 클린큐브로 첫발을 내디딘 이큐브랩은 이제 미국 시장에서 쓰레기 수거계의 ‘우버’로 불리는 하울라(Haulla)를 통해 폐기물 관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해외 시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본 권순범(36) 대표의 선구안 덕분에 이큐브랩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2년 51억6235만원이었던 이큐브랩의 매출은 올해 148억3834만원으로 세 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매출의 99%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지난 19일 서울 구로동 이큐브랩 본사에서 이큐브랩 창업자 권순범(36) 대표를 만나 폐기물 관리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권 대표의 일문일답.

-폐기물 처리는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 원래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었나요.

“대학교 2학년 때 사회적 기업 컨설팅 동아리를 했었어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죠. 그러던 중 신촌 거리에 널려 있는 쓰레기통이 눈에 들어왔어요. 쓰레기통이 넘치면 거리가 지저분해지고, 한 번 더러워진 쓰레기통은 사람들이 더 쉽게 더럽히잖아요. 그래서 ‘안 넘치는 쓰레기통이 있다면 거리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쓰레기통을 프로젝트로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바로 창업하신 건가요?

“2010년에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11년에 법인을 만들었어요. 태양광 설비를 붙여 쓰레기를 자동으로 압축하는 기능을 가진 쓰레기통을 제작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상금을 목표로 공모전에도 많이 참여했고, 정부 지원 사업도 활용했어요. 또 저희 사업 가치를 알아봐 준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받아 지금의 ‘클린큐브’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법인을 만들고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겠어요.

“맞아요. 몇 년 동안은 제품 개발에 집중했고,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건 2013~2014년 무렵이에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매출도 늘어나기 시작했죠.”

-그때부터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건가요?

“맞아요. 국내는 가로변 쓰레기통을 많이 없애서 길을 깨끗하게 만드는 정책을 쓰지만, 해외는 쓰레기통을 많이 설치해 길을 깨끗하게 만드는 정책을 씁니다.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어요.”

-최근 몇 년은 ‘하울라’ 서비스 확장에 주력했는데 하울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해외는 땅이 넓고 인구 밀도가 낮아 쓰레기 수거 횟수를 줄이려는 수요가 많아요. 사업을 하다 보니 쓰레기를 압축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수거 과정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쓰레기를 언제, 어떻게 수거할지’를 데이터화하는 센서를 개발했어요. 기존에는 수거업체들이 쓰레기 적재율과 상관없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수거했는데, 이는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줍니다.

‘하울라’는 쓰레기통에 설치된 센서가 ‘쓰레기가 가득 찼다’는 신호를 보내면, 이를 바탕으로 수거업체와 즉시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에요. 가장 저렴한 단가를 제시하는 업체를 매칭해줘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죠.”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현재 하울라 매출의 100%는 미국에서 나온다. 현재 미국 30여개 도시에서 6500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2021년 만들어진 하울라는 올해 매출이 128억3706만원까지 증가하며 출시 3년 만에 약 15배의 성장을 끌어냈다. 하울라는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지난해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아마존웹서비스(AWS) 스마트시티 컴피턴시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울라를 미국 시장에 초점 맞춰서 출시한 이유는.

“미국은 폐기물 업계에서 세계 최대 시장이에요. 미국은 재활용 비율이 낮고, 쓰레기를 한곳에 모아 버리는 경우가 많죠. 미국의 폐기물 발생량이 중국, 인도와 비슷한데, 이는 미국인이 중국인이나 인도인보다 5배 더 많은 쓰레기를 버린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만큼 해결할 문제와 기회가 많다고 봤습니다.”

-해외 비중이 큰 만큼 본사를 옮기는 ‘플립’을 고려하지는 않았나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현재 해외 매출의 70%를 담당하는 미국 법인은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수익이 그대로 한국으로 들어옵니다. 캐나다도 내년 1월 1일 자로 법인이 발효될 예정이에요.”

플립(Flip)은 기업의 본사를 해외로 옮기고 국내 법인을 자회사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중심의 사업이면 나스닥 상장을 우선 고려할 법한데,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나스닥 상장은 당연히 이상적이지만, 시가총액 기준 최소 2조 원 이상이 되어야 하죠. 그 정도 규모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코스닥 상장을 통해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예요. 태양광 쓰레기통과 센서 설치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중요합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이큐브랩은 최근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단기적인 목표가 궁금해요.

“양적 성장이에요. 처음에 텍사스주(州)에서 시작해 현재는 20개 주로 서비스를 확장했는데, 하와이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장기적인 목표는요?

“미국 빅3 폐기물 기업의 매출은 각각 10조원이 넘어요. 저희도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언젠가 4등 기업으로 자리 잡고 싶어요.

또 환경적으로도 선한 영향을 끼치고 싶어요. 또 환경적으로도 선한 영향을 끼치고 싶어요. 저희 센서가 쓰레기통 내부를 사진으로 분석해 고철, 플라스틱 등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능을 준비 중이에요. 이 기술로 미국 재활용률을 1%만 올려도 지구 환경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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