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동원(34, LG 트윈스)과 이지영(38, SSG 랜더스)이 나갔는지 얼마나 됐다고…
키움 히어로즈는 2019시즌부터 2022시즌 초반까지 국가대표급 포수 두 명으로 안방을 꾸렸다. 주인공은 박동원과 이지영. 전성기를 달리던 두 포수의 공수생산력이 팀을 지탱하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그때만 해도 키움은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나 키움은 2022시즌 초반 박동원을 KIA 타이거즈에 내줬다. KIA가 원하던 거래를 성사하면서 얻은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으로 김동헌(20)이라는 청소년국가대표 포수를 뽑았다. 김동헌은 2023시즌 예상을 깨고 1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키움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서 포수만 5명을 뽑았다. 그 중에선 고교 시절 포수와 투수를 병행하던 김건희도 있었다. 김건희(20)는 입단 첫 해에 투타 겸업을 하다 올해 투수를 접고 포수에만 전념했다. 앞으로 다시 투수를 안 한다고 못 박은 건 아니지만, 앞으로 전문 포수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지영이 사인&트레이드로 떠났다. 김동헌은 시즌 초반 토미 존 수술로 아웃. 결국 김건희에게 완전히 판이 깔렸다. 실제 김건희는 좋은 타격 잠재력을 뽐내며 1군에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김건희만으로 144경기를 치르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백업포수 김재현(31)의 존재감이 부각됐다. 김재현은 전형적인 수비형포수다. 김건희에게 부족한 경기운영능력과 수비력을 절묘하게 보완했다. 덕분에 키움은 박동원과 이지영이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안방 리빌딩을 진행했다.
키움은 22일 김재현과 6년 최대 10억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파격적이다. 구단 역사상 최장기간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내부적으로 김재현의 워크에식과 리더십을 상당히 높게 평가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든 선, 후배, 동료와 잘 어울렸고, 또 잘 이끌었다. 다른 선수의 마음을 사고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김재현의 다년계약은 향후 키움의 새로운 안방왕국을 만드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라운드에선 김동헌과 김건희에게 부족한 수비력, 경기운영능력을 보완하는 카드이며, 그라운드 밖에선 김동헌과 김건희의 성장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김재현은 올해 데뷔 후 두 번째로 100경기 이상(110경기) 나갔다. 내년에 김동헌이 돌아오면 출전경기 수가 줄어들 수는 있다. 그러나 존재감은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김동헌-김건희-김재현 체제로 안방왕국을 만드는 기틀을 다질 수 있다. 김동헌과 김건희가 부침을 겪을 경우 내년에도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다. 김재현의 기량이 폭발할 여지도 있다. 내년에도 32세라서 포수로서 많은 나이가 아니다.
김재현의 6년 10억원 계약은 이처럼 절묘하고 또 절묘하다. 키움이 통산타율 0.221 타자에게 6년 계약을 준 건 역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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