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업계가 전동화와 함께 무공해 연료에도 집중하며 친환경 물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상용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상용차 업체는 친환경 물류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전동화 전환과 함께 무공해 연료를 새로운 솔루션으로 선택하고 있다. 바이오 메탄과 바이오 CNG, 바이오 LNG, HVO(수소화 식물성 오일) 등이 대표적인 예다.
글로벌 상용차 업체가 이 같은 대체 연료로 시선을 돌리는 이유는 규제 탓이다. 유럽연합은 운송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칼을 꺼내 들었다. 오는 2040년부터 배기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트럭만 판매할 수 있도록 기준을 고쳤다. 디젤 엔진 트럭이 전부인 상용차 업계는 규제 시행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트럭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볼보트럭의 경우 ‘바이오 LNG’와 ‘HVO’를 새로운 솔루션으로 선택했다. 볼보트럭은 지난 9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IAA Trans portation 2024)에서 바이오 LNG와 HVO를 연료로 사용하는 트럭을 선보였다.
바이오 LNG는 음식물 쓰레기나 가축 분뇨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가스를 정제해 극저온에서 액화시킨 연료다. 이렇게 완성된 바이오 LNG는 밀도가 높아 대형 트럭 연료로 적합하다는 게 볼보트럭의 설명이다.
볼보트럭은 바이오 LNG 구동하는 FM을 선보였는데 해당 모델은 최고출력 420마력부터 460마력, 500마력을 지원한다. 최대토크는 2500뉴턴미터(Nm)에 달하고 1회 충전으로 10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디젤 엔진 트럭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이다.
볼보트럭은 수소화 식물성 오일인 ‘HVO’를 연료로 사용해 탈탄소화에 다가설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 5월 수소 연료 엔진 트럭을 2029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소 연료 엔진은 수소로 전기를 생산해 구동하는 수소연료전지 트럭과 달리 수소를 직접 연료로 사용해 구동력을 얻는 것이 특징이다. HVO는 초기 시동 시 점화 연료로 사용된다. 점화 시 일정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새로운 유럽연합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에 따라 무공해 차량(ZEV)으로 분류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얀 헬름그렌 볼보트럭 제품 관리 및 품질 총괄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트럭은 디젤 트럭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우 적다”며 “볼보트럭의 배터리 전기 트럭을 보완하는 등 물류 환경 탈탄소화에 중요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볼보트럭을 제외한 여러 글로벌 상용차 업체도 바이오 연료로 구동하는 트럭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탈리아 상용차 브랜드 이베코(IVECO)는 바이오 CNG로 구동하는 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이베코는 도심 운송 비중이 높은 소형 상용차 라인업인 데일리에 바이오 CNG를 연료로 하는 엔진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기존 디젤 엔진과 동일한 수준의 출력을 발휘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탈탄소화에 다가서겠다 의지다. 이베코의 설명에 따르면 데일리 CNG 모델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50Nm를 발휘한다. 1회 충전으로 최대 386㎞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이베코는 중형급 상용차에도 바이오 CNG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중형 모델에 탑재되는 엔진은 기존 6.7리터(ℓ)급이며 220마력, 250마력, 280마력 등 총 3가지 출력 옵션을 제공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디젤 엔진 대비 10% 낮다.
아울러 자사의 플래그십 모델인 S-WAY에는 높은 효율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바이오 CNG와 HVO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볼보트럭과 같은 국적의 스카니아는 압축 바이오가스(CBG)와 액화 바이오가스(LBG) 탱크를 각각 탑재해 유럽 내 위치한 모든 충전소에서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 가스 트럭을 선보였다.
해당 솔루션은 디젤 엔진 대비 최대 90% 수준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스카니아의 설명이다.
상용차 업계 관계자는 “상용차는 일반 승용차 대비 극한의 환경에서 주행이 많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다”며 “이런 이유로 글로벌 상용차 업계는 전동화와 수소, 바이오 에너지 등을 동시에 개발하고 적용해 새로운 유럽연합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물류 환경의 탈탄소화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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