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디슨이 2년 연속 연 매출 5000억원 돌파와 함께 역대 최대 매출 기록 수립까지 노린다. 인공지능(AI) 기술력 확보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면서 제품 경쟁력 강화 성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43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2% 늘었다.
삼성메디슨이 3분기 만에 누적 매출액 4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회사 분기 매출액이 1300억~1400억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매출액은 5000억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대 매출이자 사상 첫 연매출 5000억원(5174억원)을 돌파한 지난해 실적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5% 하락했다. 감소 원인으로는 지난해와 비교해 연구개발 투자가 23.2% 늘어난데다 프랑스 소재 스타트업 소니오 인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메디슨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지난 9월 소니오 인수를 완료했다. 3분기부터 회계가 연결되면서 영업적자가 반영됐다. 이를 제외하면 재고자산 감소 등 오히려 수익성은 개선됐다.
삼성메디슨 고공성장에는 글로벌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 성장과 함께 미국, 유럽, 중동 등 주요 국가 대형 공공입찰 수주 영향이 컸다. 또 미국 모성태아의학회, 인도 영상의학회, 세계 산부인과 초음파학회 등 글로벌 주요 학회에 참가해 마케팅을 강화한 것 역시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3분기에는 산부인과 프리미엄 초음파기기 ‘HERA Z20’과 범용 초음파 제품 ‘V5’까지 출시하며 신제품 효과도 일부 반영됐다.
삼성메디슨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에서 점유율 8%대에 머물러 있다. GE, 필립스, 캐논 등 글로벌 업체에 밀려 점유율 확대에 애를 먹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글로벌 시장 경쟁력으로 ‘AI’를 꼽고 있다. 삼성 AI 역량을 의료기기에 녹여 제품 차별화와 함께 고객경험도 혁신하는 게 목표다.
이 일환으로 인수한 소니오와 시너지 창출도 본격화한다. 삼성메디슨은 하반기부터 소니오 AI 기반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리포팅 솔루션을 자사 영업망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추후 삼성메디슨 초음파기기에 탑재해 일체형으로 판매도 추진한다.
지난 5월 선임된 유규태 대표는 첫 조직개편을 단행, R&D 조직인 개발팀 산하에 AI&인포매틱스 그룹을 만들기도 했다. 그룹 총괄에는 경쟁사인 필립스 출신 비제이 샴다사니 상무를 영입했다. 그룹 산하에는 영상의학과, 산부인과, 심장내과 등 5개 랩을 신설해 분과별 AI 기술 개발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소니오를 활용해 외부 AI 기술을 도입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기술 내재화까지 추진하면서 소프트웨어(SW) 기반 기업으로 체질개선을 시도한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미래 경쟁력은 AI에 있다는 판단하에 M&A뿐 아니라 자체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AI 기반 제품 고도화, 신제품 출시, 유럽 등 주요국가 마케팅 강화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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