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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개인 재판에 당력 총동원?…민주당 ‘이재명 로펌’ 자처 ‘촌극’

데일리안 조회수  

李, 선거법 1심 유죄 확정 판결시 434억원 반환

민주당 “법률지원 검토 중…이재명과 함께 재판”

비명 “어쩌다 이 지경됐나” “냉정함 잃어” 질타

정치자금법에 선거법 위반 추가 기소 전망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대표 사수에 당력을 총동원할 분위기다. 이 대표 개인의 재판에 국고보조금, 즉 국민 혈세가 포함된 당비를 들여 변호인단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70석 거대 야당이 ‘이재명 로펌’을 자처하겠다는 것인데, 야권 내에서도 냉정함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법률 지원을 실행에 옮길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등 여권의 파상공세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21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최근 선거법 사건 재판 이후 항소심에서부터 당 차원의 직·간접적 법률 지원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1심에서 이 대표가 받은 징역형이 추후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과 무관치 않다. 이 대표가 확정 판결을 받게 되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사용한 434억원의 선거보조금을 반환해야 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 대표 변호사비를 당에서 지원하느냐’라는 질문에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있을텐데 재판(선거법 위반)의 결과가 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이 이 문제에 대해 어디까지 결합 혹은 지원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이것은 당시 대통령 후보와 당이 연대해서 함께 재판을 받는 심정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추후 이 형량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대선에서 보전 받은 선거비용 전액을 반납해야 한다. 당내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민주당은 망하게 되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대표의 리스크가 민주당 전체를 흔들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모경종 의원도 당대표 리스크에 당 차원의 법률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 의원은 라디오에서 “대선 과정에서의 이야기이고 대선 후보에 대한 기소·재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당 차원의 대응을 하는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여러 내용의 법률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청년비서관을 지낸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대표의 정치적 위기에 따른 당 차원의 법률지원 검토설은 김윤덕 사무총장이 처음 불을 뗐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변호사 선임 등 문제를 이 대표가 관리했다면, 이제는 당에서 구체적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하거나 율사 출신 의원들이 법률위원회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날 법정 출석 전후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1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날 법정 출석 전후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도 나흘 앞둔 만큼, 아직까지는 사법적 상황에 따른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 변호인단 구성 요건은 당비 지출의 타당성 여부와 당내 의견 수렴 등 다양한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25일 위증교사 혐의 선고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 대표와 ‘함께 재판 받는 심정’으로 법률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야권 내에서도 당대표 개인의 송사를 왜 당이 책임져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소속의 비명(비이재명)계 전직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개인의 일을 왜 민주당이 책임져야 하느냐. 모양 빠진다”며 “이 대표 본인의 있는 재산, 없는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틀어막아야 하는 문제를 당이 책임져주는 것, 특히 국민의 혈세를 갖다 정치인 하나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어떤 국민이 동의할 수 있겠느냐. 당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느냐”라고 개탄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수석은 라디오에서 “이게 당의 문제니까 변호사비나 대응도 당이 해야 된다는 것은 민주당이 냉정함을 상실한 모습 중 하나”라며 “표현도 그렇고 행위도 그렇고 조금 더 침착하고 냉정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은 한 방송에서 “민주당 전체를 이재명을 방어하는 로펌으로 하겠다는 걸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당비의 절반 정도는 국고보조금인데 나라에서 준 돈을 가지고 개인의 변호에 쓰겠다고 하면 정치자금법에 문제가 된다”고 했다. 마치 기업 총수의 개인 비리 재판 비용을 회삿돈으로 쓰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의 불법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정당 대표라 하더라도 개인적 사건에 대한 재판인데 거기에 당이 변호사 수임 비용 지원을 한다는 건 업무상 횡령에 추가적인 공직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는 것”이라며 “기업 총수가 재판 받는 데 기업에서 돈을 내주면서 법률 지원을 할 경우 ‘업무상 횡령’이 되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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