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9시30분쯤 인천 중구 운서동 클럽72 골프장.
입구에서 500m가량 걸어 들어가자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전날 저녁 화재가 발생한 ‘골프 카트’ 보관 창고 주위엔 노란색 출입 통제선이 쳐져 있었고, 그 뒤로는 새까맣게 타버린 카트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경량 철골 구조로 이뤄진 창고 2개 동은 폭삭 주저앉아 원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었다.
특히 불이 난 창고 바로 옆에는 등유·LPG·부탄가스 보관소가 있어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없었더라면 자칫 더 큰 화재로 이어질 뻔했다.
전날 오후 8시7분쯤 해당 골프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등 인력 121명과 장비 41대를 투입해 1시간 27분 만인 같은 날 오후 9시34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와 영종소방서 등 관계자 6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최초 발화 지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화재 당시 주변에서 근무하던 골프장 직원은 모두 퇴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관계자는 “이번 화재로 골프 카트 120여대가 불에 탔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을 모르겠다”며 “밤사이 예비용 카트를 투입해 골프장은 정상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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