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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환·장정구 챔프가 참석한 WBF L급 타이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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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대구 광역시 달성 군민체육관에서 대구 경북 범진 프로모션이 주관하고 KBA 대구지회 (지부장. 김종명) 가 주최한 WBF 아시아 퍼시픽 라이트급 타이틀전이 열렸다.

김종명 회장,장정구(가운데)챔프,홍수환(오른쪽)
김종명 회장,장정구(가운데)챔프,홍수환(오른쪽)

필자는 대구에서 복싱체육관을 운영하는 신동기 관장과 신 관장이 경신고 복싱코치 시절 지도한 사업가 최태진 그리고 신동기 관장이 운영하는 「신동기 복싱 다이어트」 체육관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 신성 에스티 최광영 회장과 함께 대구역에서 만나 대구복싱 역사에 관해 대화를 나누면서 달성군민 체육관에 도착했다.

대구복싱의 산파 역할을 하신 분은 필자의 학창시절 교과서에 수록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명작을 남긴 이상화 시인이다.

1922년 일본 유학 시절 복싱을 배운 경험을 토대로 1934년 대구 교남학교(현 대륜고)에 복싱부를 창설 1964년 동경올림픽 선발전에서 밴텀급의 박희도가 정신조 (석탄공사)를 페더급의 석종구가 권수복 (성동 중앙)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구복싱은 전성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2개월 후 중앙에서 정신조와 재대결 지시가 내려와 결국 박희도는 출전권을 상실한다. 그 중심에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복싱연맹을 호령하던 주상점 선생이 있었다. 바로 동경올림픽 선발전 최대의 피해자 박희도 선생이 신동기 관장의 매부이다.

1957년 대구 출신의 LF급 신동기는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을 앞두고 펼쳐진 선발전에서 5승 1패를 기록 국가대표 25인 명단에 뽑혀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 당시 대구 출신의 신동기와 동갑내기 57년생 트로이카인 F급의 강희용 FE 급의 박태국도 선발되어 선수촌에 합류 대구복싱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었다.

현장에 도착하니 이번 대회를 주최한 KBA(한국 권투협회) 대구지회 김종명 지부장을 비롯 양길모 전 대전 복싱협회 회장 홍수환 장정구 챔프 가수 김동아 님 텔런트 정일모 님 등이 대회를 빛내주기 위해 대거 참석하였다. 

양길모 회장, 홍수환 장정구 챔프(우측)
양길모 회장, 홍수환 장정구 챔프(우측)

경기인 출신의 양길모 회장은 2005년 대전시 복싱협회 회장에 취임 복싱 볼모지 대전 복싱이 중앙무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지원 대전 체육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체육인이다.

양회장의 대전 한밭체육관 복싱선배 염동균 챔프는 언젠가 사석에서 후배 양길모 회장은 사심 없는 올곧은 성품으로 대전 체육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한 공로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잠시 후 장정구 챔프를 통해 한 시대를 풍미한 추억의 가수 김동아 님을 소개를 받자 순간적으로 필자의 입에서 바람결에 나뭇잎이 지더니 고개 넘어 울던 새도 가버리네 로 시작되는 70년대 후반 그분의 히트곡 「나를 두고 가려무나」 라는 노랫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김동아 님과 가수 고(故) 최헌 씨 두 분은 장정구 챔프와 친분이 두 터 운 관계임을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다. 

장정구챔프와 가수 김동아님
장정구챔프와 가수 김동아님

이렇게 맑고 청명한 천고마비의 계절에 지금은 고인이 되신 최헌 님의 히트곡 ‘오동잎’과 ‘가을비 우산 속에’란 곡을 김동아 님의 ‘나를 두고 가려무나’란 곡과 함께 복싱경기를 관전하면서 들을 수 있었다면 가을 분위기에 적합한 환상의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시청률 50% 가 넘는 「야인시대」와 「용의 눈물」에 출연한 카리스마 넘치는 정일모 선생도 장 챔프를 통해 역시 소개를 받고 인사를 드렸다. 가수도 겸직, ‘내 운명의 여자’, ‘종점’ 등을 부른 정 선생은 만능 텔런트 이동준처럼 연예계의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이다.

복서 출신인 이 분은 한때 프로복서 매니져 역할을 하면서 프로모션도 운영하면서 권투계와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유지했다. 4전 5기 신화를 창출한 홍수환 챔프와 복싱 대통령 장정구 챔프는 7,80년대를 대표하는 복서들이다.

홍수환챔프, 텔런트 정일모, 신동기 관장(우측)​
홍수환챔프, 텔런트 정일모, 신동기 관장(우측)​

한국 프로복싱을 대표하는 두 챔프는 1981년 트레이너와 선수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었다. 홍수환 챔프가 당시 WBC 슈퍼 플라이급챔피언 김철호 트레이너로 입성.

그해 4월 와다나베와 벌인 1차방어전 7월의 웰리. 젠슨과 2차방어전 11월의 자칼 마루야마와 3차방어전 그리고 1982년 2월 이시이 고키 와 4차방어전을 앞두고 미국으로 떠날 때까지 1년 동안 김철호 챔프와 함께 장정구 이일복 선수 트레이닝을 담당 두 복서는 한 뼘씩 성장했다.

이일복 선수의 회고에 의하면 홍수환 당시 트레이너는 현역시절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득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잘 전수한 지도자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던 어느날 홍 챔프가 미국 이민을 가기 위해 트레이너직을 내려놓자 하늘이 무너져내리고 복싱 인생에 마침표를 찍은 것 같은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그는 밝혔다. 

장정구 챔프와 유창덕 검사부장(우측)
장정구 챔프와 유창덕 검사부장(우측)

홍수환은 지난 1974년 7월 4일 WBA 밴텀급 타이틀전을 벌이기 위해 격전지 남아공 더반을 가기 위해 일본 홍콩 스리랑카 세이셀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종착지인 아프리카 최남단 인구70만의 휴양 도시 더반에 도착할 때까지 무려 36시간에 걸쳐 도착 힘든 여정을 뒤로하고 정상에 올라 일약 국민적 영웅으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이 경기에서 홍수환은 묵직한 한방은 없지만 성낸 듯 세찬 듯 부드러운 듯 천변만화의 오묘한 조화를 보이면서 챔피언(테일러)을 압도 적지에서 타이틀을 따냈다. 그 경기 승전보를 통해 그 자신의 영광은 물론 암흑기의 한국복싱의 활로가 크게 열리기 시작했다.

2체급 석권한 1977년 11월 카라스키야 (파나마)와 벌인 지옥의 혈전에서는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오뚜기처럼 일어나 끝내 승리의 포효를 외쳐된 장면은 원시적 생명력과 투혼의 향수를 되살린 신화였다.

권만득 심판위원장, 김종명회장, 조성철심판(우측)
권만득 심판위원장, 김종명회장, 조성철심판(우측)

복싱 대통령 장정구는 1935년 조선 권투연맹이 발족된 이후 75년 만에 한국인 복서로 최초로  명예의 전당(IBHOF)에 헌액된 복서다. 세계적인 복싱평론가인 일본의 조 고이즈미는 자국의 복싱잡지에 해외 톱 복서 기술분석 「장정구 편」이라는 특집기사를 실으면서 장정구는 세계 무대에서 자랑 할 수 있는 뛰어난 동양인 복서라고 격찬했다.

장 챔프는 현역시절 기록적인 15차 방어를 성공 복싱 팬들의 숙원사업인 롱런 챔피언의 발판을 마련 시대적 과제를 모두 해결한 챔피언이었다, 장정구가 깔아놓은 그 토대 위에서 후배 복서들인 유명우 문성길 박영균 등이 질주를 시작 한국복싱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크게 높혔다. 

장 챔프의 이러한 영광의 뒤안길에는 70년대 자갈밭을 옥토밭으로 전환 시키기 위한 홍수환을 비롯한 수많은 복서들의 숨은 노력이 스며들어 있었다. 

최태진 대표, 최광영 회장, 신동기 관장(우측)
최태진 대표, 최광영 회장, 신동기 관장(우측)

현장에 도착하니 K.B.A 유창덕 검사부장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대원체육관 소속의 유 부장은 유명우 챔프의 현역시절 트레이너와 함께 스파링 파트너로 활약하는 1인 2역을 담당 유명우 챔프의 롱런 에 숨은 조력자 역활을 담당한 인물이다.

이런 전력을 간직한 유 부장은 작년 3월 그의 아들이 서울대학 기계공학과에 합격 복싱인들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선물했다. 5년째 K.B.A검사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음지에서 빛과 소금 같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유창덕 검사부장에게 늦게나마 축하의 말을 전했다.

경기장에서 만난 조성철 K.B.A 심판위원을 보면 인자하신 친형 같은 느낌이 들어 언제나 반갑다. K.B.A 심판 위원중 필자가 유일하게 형님이라고 호칭하는 선배 복싱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권투는 6개의 기구가 존재하고 있다.

장민혁선수에게 KO패 당한 와치라삭선수
장민혁선수에게 KO패 당한 와치라삭선수

중요한 사실은 KBA와 KBM 2개 기구를 제외한 나머지 4개의 기구는 단 한 체급의 한국챔피언도 없다. 그나마 K.B.A란 기구도 12체급 가운데 단 3체급에 한국챔피언만 존재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에서 세계챔피언 탄생을 기대하는 것은 마치 시냇가에서 낚시대를 펼쳐놓고 고래잡이를 꿈꾸는 일과 다를 바 없다.

필자가 현역생활하던 1983년 KBC (한국권투위원회) 국내 L.F급 랭킹표를 보면 1위 최점환, 2위 손오공, 3위 유명우, 4위 김정현, 5위 정비원, 6위 김용채, 7위 안래기, 8위 장경재, 9위 마수년, 10위 김도사등 어마 무시한 전력을 보유한 일당백 복서들이 첩첩산중으로 두텁게 포진되어 있었다.

이번에 메인 이밴트 경기로 펼쳐진 WBF 아시아 퍼시픽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13승(10KO) 1무를 기록한 안산 제일 장민혁 선수가 13전 7승 (4KO) 1무 5패를 기록한 태국의 와치라식과 일전을 펼쳐 압도적인 화력을 품어내면서 2회 KO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1997년 4월생인 27세의 장민혁은 2015년 4월 프로에 전향 올해 프로경력 10년을 맞이한 공. 수. 주 3박자를 겸비한 한국프로복싱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다. 

장민혁의 승리를 선언하는 권만득 국제심판(좌측)
장민혁의 승리를 선언하는 권만득 국제심판(좌측)

그러나 한국을 대표하는 톱 복서 장민혁 챔프가 스폰서 가 없어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면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 오늘날 국민소득 3만 불이 넘는 경제 대국 한국프로복싱의 현주소이자 자화상이다. 산을 움직이려 하는 자는 먼저 작은 돌부터 들어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한국 프로복싱사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복싱 인중 한 명인 홍수환 챔프를 구심점으로 복싱인들이 연합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우선 흩어진 기구를 한곳에 집결하고 신인 복서들의 등용문인 전국 신인왕전 대회부터 개최하면서 산재한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길 기대한다. 끝으로 이번 대회를 주관한 김종명 대찬 건설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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