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지난 3분기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 상당수가 차입을 줄였지만 삼성·한화그룹은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가 각각 공시한 상위 7대 주채무계열 그룹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 단순 합산액은 지난 3분기 말 총 93조2천3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말 94조9천442억원보다 1.8% 줄어든 수준이다.
이들 금융지주의 상위 7대 주채무계열 그룹은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등이다. 금융지주 별로 이 순서는 조금씩 다르다.
금융지주들의 대기업 그룹 신용공여 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여신을 상환하거나 부채 비율 관리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3개 금융지주 대출 잔액이 지난 2분기 말 17조3천961억원에서 15조9천387억원으로 8.4%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LG그룹은 11조1천653억원에서 10조5천295억원으로 5.7%, 현대차그룹은 13조9천990억원에서 13조8천578억원으로 1.0% 각각 줄었다.
HD현대도 11조983억원에서 10조5천402억원으로 5.0% 감소했다. 롯데그룹 역시 12조9천114억원에서 12조5천995억원으로 차입이 2.4% 축소됐다.
최근 롯데가 주력 사업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차입을 줄인 것으로 보아 유동성 위기는 과장됐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이와 달리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대출이 늘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삼성그룹이 3개 금융지주에서 대출한 금액은 지난 2분기 말 17조6천790억원에서 18조958억원으로 2.4% 증가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결제대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외화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이용을 전보다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유 자금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한화그룹도 10조6천951억원에서 11조6천727억원으로 9.1% 급증했다. 한화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일부 계열사의 운전자금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출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지주 관계자는 “한화는 방산, 조선, 건설 등 자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큰 사업에 집중하면서 대출이 유독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에서도 3분기 중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대출이 각각 10.7%, 17.2% 증가하고, LG그룹 대출이 10.9% 감소했다. 3분기 말 우리금융 대출 금액은 삼성그룹이 5조3천477억원, 한화그룹이 3조2천868억원, LG그룹이 1조2천144억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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