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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사 순위 곤두박질 롯데, 연말 노리는 ‘대가족’도 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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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1~9월) 배급사 순위가 크게 하락한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출처=롯데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올해(1~9월) 배급사 순위가 크게 하락한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출처=롯데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국내 대형 영화 배급사 중 한 곳인 롯데엔터테인먼트(롯데)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파일럿’ 외에는 주목할 만한 흥행작이 없는 데다, 24년 만의 속편으로 기대 속에 지난 16일 개봉한 ‘글래디에이터Ⅱ’도 100만명 돌파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극장이 성수기로 돌입하는 연말 특수를 노리고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대가족’도 불안하다. 1주일 전후로 개봉하는 경쟁작들로 인해 대진운이 좋지 않아서다. 롯데의 부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3위→6위…배급사 순위 대폭 하락

롯데의 부진은 수치로 확인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롯데는 9월까지 지난해 12월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를 포함해 12편을 상영해 관객수 694만명, 관객 점유율 7.2%로 배급사 순위 6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디즈니)보다 작품 수는 3편이나 더 많은데, 관객수와 관객 점유율은 디즈니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 기간 디즈니는 9편을 상영해 관객수 1542만명, 관객 점유율 15.9%를 기록했다.

6위라는 순위는 롯데 배급작 전체 관객의 68%에 해당하는 471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한 ‘파일럿’ 덕분에 그나마 개선된 것이다. 7월 개봉한 ‘파일럿’이 포함되지 않은 상반기(1~6월) 배급사 순위에서 롯데는 10위였다. 배우 조정석이 주연한 ‘파일럿’은 여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파일럿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로 전 연령대의 고른 지지를 얻어 흥행을 거뒀다.

롯데의 성적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디즈니에 이어 3위를 차지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더 초라하다. 롯데는 2018년 영화 사업을 시작한지 15년 만에 처음 배급사 1위에 오른 뒤 2019년 3위, 2020년 2위, 2022년 2위, 2023년 3위로 2~3위를 유지하다 올해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1년 12월 최병환 롯데컬처웍스 대표 취임 이래 가장 낮은 순위이다.

여기에는 한국 상업영화 배급작이 적었던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한국영화 배급작은 ‘파일럿’을 비롯해 ‘소풍’ ‘씬’ ‘4분 44초’ 5편이었고, 그 가운데 흥행이 기대됐던 상업영화는 ‘파일럿’ 정도였다. 외국영화 배급작의 경우에도, 그간 흥행 효자 역할을 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새 작품이 나오지 않은 데다, 개봉한 영화들도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55만명, ‘이프: 상상의 친구’ 10만명 등으로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올해 관객수에 10~12월 수치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나, 지난 달 16일 개봉한 ‘스마일2’는 6만명 동원에 머물렀다. 개봉 이후 1주일 간 56만명을 모은 ‘글래디에이터Ⅱ’도 20일 개봉한 ‘위키드’와 ‘히든페이스’에 밀려 흥행 동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올해 남은 배급작도 1~2편에 불과하다.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영화 '대가족'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영화 ‘대가족’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1승’과 ‘무파사’ 사이에 낀 ‘대가족’

이런 상황에서 개봉하는 ‘대가족’의 어깨가 무겁다. ‘대가족’이 롯데엔터테인먼트 부진의 고리를 끊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가족’은 1981년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인권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변호인’로 1137만명, 남한으로 온 북한 최고 권력자를 둘러싸고 남북 간의 핵 전쟁을 막기 위한 분투를 그린 ‘강철비’ 1편으로 445만명을 모은 양우석 감독의 신작이다. 아들의 출가로 대를 이을 사람이 없어 가문 걱정이 큰 맛집 사장에게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김윤석과 이승기가 아버지와 아들로 첫 호흡을 맞췄다.

문제는 개봉 시점의 경쟁 상황이다. ‘대가족’이 개봉하는 12월11일 전후로 국내외 신작들이 대거 쏟아진다. ‘대가족’의 흥행에 영향을 끼칠 강력한 경쟁작은 12월4일 개봉하는 ‘1승’과 12월18일 개봉하는 ‘무파사: 라이온 킹’이다. ‘1승’은 단 한 번의 승리를 위해 분투하는 프로 여자배구단과 감독의 이야기로 대중의 높은 신뢰를 받는 송강호와 박정민이 주연했다. ‘거미집’ 의 각본가와 ‘삼식이 삼촌’의 연출자로 송강호와 작품 인연을 맺은 신연식 감독의 신작이다.

‘무파사: 라이온 킹’은 ‘정글북’ 253만명, ‘미녀와 야수’ 515만명, ‘알라딘’ 1280만명 등으로 국내에서도 큰 흥행을 거둔 디즈니 실사 프로젝트의 새 작품이다. 2019년 개봉해 474만명을 동원한 ‘라이온 킹’의 프리퀄(오리지널 작품을 선행하는 이야기) 작품으로, ‘라이온 킹’에서 다뤄지지 않은 심바의 아버지인 무파사의 전사를 다룬다. 2017년 미국 아카데미상 작품상 수상작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 감독이 연출했다.

‘대가족’의 순제작비는 92억원, 손익분기점은 260만명으로 알려졌다. 감염병 사태로 인해 쪼그라든 시장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데다, 지난 달 23일 개봉한 ‘베놈: 라스트 댄스'(172만명)를 제외하고 ‘대도시의 사랑법’ ‘조커: 폴리 아 되’ ‘보통의 가족’ ‘아마존 활명수’ ‘청설’ ‘사흘’ 그리고 ‘글래디에이터Ⅱ’까지 10~11월 개봉한 국내외 영화들이 100만명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260만명의 손익분기점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됐던 ‘행복의 나라로’를 비롯해 ‘전지적 독자 시점’ ‘부활남’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등을 내년에 선보인다.

맥스무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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