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살해한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 씨가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지난 20일 열린 서울고법 결심공판에서 A 씨의 범행이 우발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격분으로 시작했지만, 과정은 계획적이고 의도적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A 씨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피해자 유족들이 강력히 엄벌을 요청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별거 중이던 아내가 자녀의 물건을 가지러 오자 둔기를 휘둘러 그를 살해했다. 사건 후 그는 경찰이나 소방당국이 아닌 검사 출신 전직 국회의원 부친에게 먼저 연락했고, 부친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에야 소방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후진술에서 A 씨는 “저는 한국이 무서웠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진실도 왜곡되고, 정의도 없고 약자로서 다수에게 매도당한다. 우리가 외국에서 결혼한 커플이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왕따 피해자였다”며 “여러분은 제가 권력자라고 생각하는데 정반대이며, 제가 먼저 용서하겠다. 사랑한다”라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A 씨 변호인은 “10여 년간 두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위해 노력했음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요구했다.
하지만 피해자 유족은 “A 씨는 기생충”이라며 “본인은 책임질 줄도 모르고 계획도 없이 권력에 빌붙어 그 권력이 자신의 것인 양 휘두르며 살았다. 현 씨는 결혼하자마자 가면을 벗고 딸을 괴롭히고 폭행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A 씨는 이날 재판 과정에서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며 과거 정신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을 언급했으나, 검찰은 계획적인 살인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2심 선고를 내달 18일로 예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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