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일)은 가수 김성재가 숨진 채 발견된 지 29년 되는 날이다. 강산이 세번은 바뀌었을 세월이다.
고인의 모친 육미승씨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 “벌써 간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싶다. 참 세월 빠르다”라며 “요즘은 (사건을) 그렇게 오래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연인은 무죄로 풀려나
톱스타 김성재는 솔로 컴백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 하루만인 1995년 11월 20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팔에서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되고 △동물마취제 성분 졸레틸이 검출돼 타살 의혹이 제기됐으나,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연인 김모씨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난 터.
김성재 사망 사건이 미궁에 빠진 가장 큰 원인으로는 초동수사 부실이 꼽힌다. “부검 결과를 통보받고 뒤늦게 호텔에 설치된 CCTV의 필름과 졸레틸50을 주사하고 남은 약병이나 주사기 등의 증거물을 채취하려 하였으나, 아쉽게도 호텔의 규정에 따라 폐쇄회로는 10여 일이 지나서 이미 지워진 상태였고 방을 청소한 쓰레기 등은 일찌감치 치워졌다.” 정희선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이 사건을 회고하며 한겨레에 밝힌 아쉬움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결국 의문사로 종결됐고, 모친 육씨는 “옛날 같은 마음이면 눈물부터 흘릴 얘기지만 요즘은 그냥 웃으면서 중간중간 찔끔거릴 수 있는 이야기가 됐다”라며 “성재는 가버렸지만 성재 본인보다 엄마인 내가 팬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무도 생각해 보지도, 느껴보지도 못할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오히려 감사함을 나타내는데.
육씨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아들의 마지막이 평소 아들이 추구하던 삶의 방향과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성재는 자기 꿈이 있었고, 꿈이 크든 작든 끝을 멋지게는 만들어야 되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자기 인생, 자기 삶은 그렇게 마음대로 못 하고 (사망원인조차) 의문으로 남았다”라고 말한 육씨는 “성재가 바라던 삶도 아니고 성재가 살아온 목적도 그런 것들이 아니었는데, 너무 전부 다 흐지부지되는 그런 걸로 끝났다는 게 정말 불행한 일이었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놓는다.
“절대 이런 끝맺음을 하고 싶지 않았던 앤데, 어떻게 이런 이상한 일 속에 휘말려 들어갔는지 안쓰럽고 엄마로서 너무 가엽다”라고 고개를 숙인 육씨는 “지금은 (성재가) 어디 가 있는지 모르지만 추모비에 가면 ‘엄마 갈 때까지 잘 있고, 갈 때까지 재미있게 잘 지내라’고 얘기한다”라고 말을 맺었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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