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의 2023년 3분기 금융권 차입 규모가 그룹별로 상이한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그룹이 부채 부담을 줄이는 데 주력한 반면, 삼성전자와 한화그룹은 오히려 차입을 확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지주가 공시한 상위 7대 주채무계열 그룹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 합산액은 3분기 말 기준 93조23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말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상위 7대 주채무계열 그룹에는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HD현대가 포함됐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대기업 그룹들의 신용공여 규모 감소를 여신 상환 및 부채 비율 관리 강화의 결과로 해석했다.
SK그룹은 3개 금융지주 대출 잔액이 2분기 말 17조3961억원에서 15조9387억원으로 8.4% 감소해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LG그룹(-5.7%), HD현대(-5.0%), 롯데그룹(-2.4%), 현대차그룹(-1.0%) 역시 차입 규모를 축소했다.
반면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대출 규모가 증가해 주목을 받았다.
삼성그룹의 3개 금융지주 대출액은 2분기 말 17조6790억원에서 18조958억원으로 2.4% 증가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결제대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외화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이용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유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10조6951억원에서 11조6727억원으로 9.1% 급증했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일부 계열사의 운전자금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한화는 방산, 조선, 건설 등 자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큰 사업에 집중하면서 대출이 유독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3분기 대기업 그룹들의 차입 규모 변동은 각 그룹의 재무 전략과 사업 환경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향후 경기 동향과 기업들의 자금 수요 변화에 주목하며 대기업 그룹들의 재무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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