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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앤오픈 대표 “암표·카드 보안, 이중인증으로 해결” [변인호의 스타트업 픽]

IT조선 조회수  

암표 문제는 입장권을 사용하는 산업에서는 항상 존재하는 고질병이다. 암표상은 입장 티켓을 매크로 등 수단으로 구매하고 정가보다 몇배 비싸게 거래해 차익을 남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연구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암표 방지 기술의 보급·상용화는 덜 됐다.

IT조선이 만난 앤오픈은 카드 형태의 티켓에 얼굴 데이터 인증을 결합한 이중 인증 솔루션으로 암표 문제 해결에 나선 융합 생체인식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이준구 대표가 2018년 창업한 앤오픈은 처음부터 암표 방지 솔루션을 기획한 건 아니다. 앤오픈은 신용카드를 분실해도 신용카드 주인이 아니면 사용하지 못하게 할 인증보안 기술을 고민해왔다.

IT조선은 이준구 앤오픈 대표와 이중 보안인증과 암표 방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준구 앤오픈 대표. / 앤오픈
이준구 앤오픈 대표. / 앤오픈

본인인증부터 시작하는 IT서비스

이준구 대표는 각종 IT서비스의 시작이 본인인증이라는 점에 집중해 융합 생체인식 솔루션을 개발했다. 실제 지문으로 휴대폰 잠금을 해제하는 일은 이미 흔한 일이다. 소유자가 아니면 해당 휴대폰을 열지 못하게 하는 용이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 한잔을 마시고 포인트를 적립하더라도 자신의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내가 커피를 샀다는 점을 인증해야 한다. 본인인증부터 시작한다.

이런 본인인증에 필요한 개인정보는 어딘가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돼 있다. 이렇게 데이터를 저장해 둔 서버가 해킹 등의 이유로 대량의 정보 유출 등이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으로 꼽히는 아마존 같은 글로벌 빅테크도 올해 11월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도구를 악용한 해커에게 280만줄에 달하는 데이터가 유출됐다. 해당 데이터에는 임직원 개인정보가 포함됐다.

이준구 대표는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다양한 방식의 본인인증 관련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NFT 같은 것도 휴대폰을 줘버리면 보안 기술이 의미가 없어진다”며 “물리적으로 카드에 정보를 저장해두고 이 카드를 이용해 다시 생체인증을 해야만 하면 카드를 누구한테 줘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앤오픈의 솔루션은 대한민국 공항의 입출국 시스템과 비슷하다. 여권을 기기에 가져다 대면 기계가 내 여권 정보를 읽고 본인이 맞는지 확인한다. 여권이라는 별도의 본인인증 도구와 여권 정보를 읽고 확인하는 외부장치 등 두 가지의 인증 시스템이 결합된 형태다. 이는 사람이 직접 여권 정보를 확인하고 얼굴을 대조하는 절차를 자동화·간소화한 것이다.

앤오픈의 솔루션도 비슷하다. 공연·경기 티켓을 카드에 얼굴 등 생체인식 정보와 함께 저장한다. 이후 공연장·경기장 출입구에 배치된 인증기에 카드를 댄 뒤 인증기 카메라가 촬영한 얼굴 데이터가 카드에 저장된 데이터랑 일치하면 입장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은 3초쯤 걸린다. 코로나19 대유행기 사람이 많이 몰리는 장소 출입구에 비치된 체온 측정 카메라가 얼굴을 인식하고 체온을 측정하던 것과 비슷한 셈이다. 당연히 사람이 직접 하는 것보다 빠르게 된다.

이준구 대표는 “카드를 출입 통제 단말기에 댔을 때 해당 카드번호가 입장할 수 있는 번호인지 확인하고 카드 안에 있는 데이터를 단말기가 읽어 단말기에 달린 3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얼굴 데이터와 일치하는지 판단한다”며 “본인인증 과정이 끝나면 모든 개인정보 관련 데이터는 파괴하는 순서로 인증 과정이 끝난다”고 말했다.

카드에는 계속 생체 데이터가 남지만 단말기에는 남지 않는다. 네트워크를 타고 어딘가로 개인정보 등의 데이터가 전송되지 않는 방식이다.

융합 인증으로 암표 원천 봉쇄

앤오픈의 이런 생체 데이터 인식 기반 신원 인증 솔루션은 ‘스냅패스(SNAPPASS)’는 2025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5’ 혁신상도 수상했다. 앤오픈은 내년 1월 CES 현장도 경기도 성남시에서 운영하는 CES 성남관을 통해 출전한다. 앤오픈은 이번 CES 2025 혁신상 수상에 앞서 2023년 전미 에디슨 어워드 은상도 수상했다. 에디슨 어워드는 혁신의 오스카상으로 불린다.

또 앤오픈은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 정보보호 기술로 선정됐다. 앤오픈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뮤직테크 지원사업으로도 선정돼 올해 6월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기획공연 ‘ON THE K : A’에 스냅패스 시스템을 적용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앤오픈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생체인식이 이렇게도 가능하다는 가트너 리포트를 냈다.

앤오픈의 솔루션이 보안·공연 등 여러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게 된 건 기존 기술의 맹점을 해소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암표 문제는 표를 처음 구매한 구매자와 공연장에 표를 들고 온 입장예정자가 다를 때 생긴다. 최초 구매자가 웃돈을 받고 입장 예정자에게 티켓을 파는 행위가 암표다. 이를 막기 위해 티켓 예매처와 공연·스포츠 주최 측은 티켓과 별도로 본인인증을 현장에서 추가로 진행한다.

앤오픈의 융합 생체인식 솔루션은 티켓을 카드 형태로 만드는 방식이다. 카드 안에 구매자의 얼굴 데이터와 카드 일련번호, 티켓 정보가 저장된다. 만약 앤오픈 솔루션이 적용된 공연장에 입장하려면 카드 속 얼굴 데이터가 해당 카드를 들고 단말기에 접촉한 이와 일치해야 한다. 단말기에 설치된 3대의 카메라는 대신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게 주변을 같이 촬영하는 광각 카메라, 실제 인물이 서있는 게 아니라 사진이나 딥페이크 영상을 보여준 것인지 등을 판별하는 별도의 카메라로 구성된다.

이준구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암표 신고센터 관련 지적이 나오는 걸 보면서 ‘아 암표가 커다란 숙제겠구나’ 싶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앤오픈의 솔루션을 소개했다”며 “그렇게 뮤직테크 지원사업에 지원해 선정됐는데 심사위원들도 현실적인 솔루션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앤오픈이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했다. / 앤오픈
앤오픈이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했다. / 앤오픈

“사회안전망 구축 일조하고파”

앤오픈이 해외 전시회에서 상을 받거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을 받는 건 기존 기술의 한계를 해소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원증을 통한 출입 통제는 카드 안에 저장된 고유 번호를 단말기가 출입해도 되는 번호인지 먼저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는 방식으로 시작한다. 입력된 고유 번호가 데이터베이스에 있는지만 확인하면 돼 속도가 빠르다. 대신 카드를 분실하거나 다른 이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반면 생체인증은 입력된 데이터를 전체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해야 한다. 얼굴인식을 사용한다고 하면 카메라가 인식한 얼굴 데이터를 전직원 얼굴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한다. 이때 검색해야 하는 데이터베이스 용량이 크면 클수록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입력된 얼굴 데이터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는 오인식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준구 대표는 “신용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잃어버리면 보통 가장 불안해하는 건 신분증하고 신용카드의 행방이다”라며 “특히 신용카드는 카드 소지자 누구나 쓸 수 있기에 불안하니까 바로 분실신고를 하는 이들이 많은데 신용카드, 멤버십카드, ID카드, 통장 같은 실물을 본인만 쓸 수 있게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준구 대표는 생체인식이 도입된 건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카드 인증 비중이 90%쯤에 달하는 만큼 카드 시스템이 앞으로도 계속 사용될 것으로 봤다. 

이준구 대표는 “현재 티켓 시큐리티를 추진하는 앤오픈 솔루션의 적용 영역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이를 통해 보안 분야 유니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앤오픈 솔루션은 대포통장을 사용하는 것이 공통점인 피싱 같은 범죄에도 적용할 수 있다”라며 “이미 카메라가 달린 ATM 입출금기에 앤오픈 솔루션을 적용하면 얼굴인식 본인인증까지 해야 하므로 대포통장을 못 쓰게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IT조선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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