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홍릉과 유릉 일원에 ‘궁능조경자원센터(가칭)’가 조성된다. 센터는 조선시대 산림이나 왕궁의 원유(園囿, 동산)를 관리하던 기구인 장원서(掌苑署)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센터는 궁능에 식재되는 전통식물을 생산·보급하고 생태자원의 전시·홍보·연구 기반에 주력한다.
궁능 전통수목 양묘장은 1972년 남양주 사릉 묘포장을 시작으로 5개 지역에서 운영되다 현재 사릉과 홍·유릉, 구리 동구릉 3곳으로 줄었다.
2009년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능제 복원이 본격화되고, 2014년 사릉이 공개구역으로 바뀌면서 진입부 양옆에서 운영 중인 양묘장 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능역 회복과 전통수목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전문 시설 건립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내년부터 3년간 총사업비 93억원을 들여 홍릉과 유릉 양묘장 일원(4만6480㎡)에 센터를 마련해 지능형(스마트) 온실을 포함한 양묘시설과 수로, 관리시설 등을 갖추고, 향후 주변으로의 확장까지 고려해 배치한다.
앞서 궁능유적본부는 지난 9월 30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조경자원센터의 설계안을 공모해 홍·유릉의 지형과 물길을 활용해 계단식의 다랑이 경작지 형태로 야외 양묘장과 중목구조(무거운 목재를 재료로 해 만드는 건축방식)의 관리시설, 지능형(스마트) 온실을 구성하는 설계안을 선정했다. 건축사사무소 강희재와 조경기술사사무소 지유가 협업해 만든 안이다.
궁능유적본부는 선정 업체와 다음달부터 8개월간의 설계 진행 후, 3년간의 공사를 거쳐 2028년에 조경자원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전통식물의 유전자원 보존, 맞춤형 생산, 복원 정비를 위한 재료 보급 등을 통해 궁능 전통조경 복원의 진정성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전통 수목에 대한 교육, 관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그 기능을 확장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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