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지난 2021년 기초지방자치단체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전국 226개의 기초지자체 중 39%에 해당하는 곳에서 인구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될 수 있는 지역도 18곳이 더 있다. 이는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맞물린 결과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오는 2031년까지 매년 1조원씩 총 10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국공립어린이집을 우선 설치하는 등 작년에만 36개의 특례를 적용하고, 오는 2026년까지 총 150개의 특례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이미 10년 전 한국과 비슷한 문제를 겪어 왔다고 한다. 지난 2014년 기초자치단체 1741개 중 절반이 넘는 896개가 없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에 폐교를 재활용하거나,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촌에 접목하고, 기업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구소멸에 대응해 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성공적인 사례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각 지역의 특성과 목적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독자성을 발휘해 인구감소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폐교 재활용하고 논에 그린 그림으로 관광객 유치
19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일본 치바현 쿠난마치에 있는 호타초등학교는 지난 2015년 보수를 통해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1888년 개교해 126년 동안 교육시설 역할을 해오다 2014년 폐교한 지 1년 만이다. 이는 ‘학교가 그대로 유지됐으면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바람이 담긴 결과라고 한다.
폐교됐던 학교는 관광객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교사들이 쓰던 공간은 관광 종합안내소와 레스토랑, 카페가 자리 잡았고, 교실은 숙박 시설로 개조했다. 개업 이후 4개월 만에 5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와 연간 목표로 했던 24억원 매출을 반년만에 달성했다.
일본 혼슈 북쪽 끝에 위치한 아오모리현은 논을 도화지로 활용해 관광객을 모았다. 바다도 산도 없는 작은 마을이 일본 대표 관광지로 떠오른 것이다. 계절도 가리지 않는다. 겨울에는 눈 덮인 논을 활용한 예술 작품을 내놓는다.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해 관광자원을 창출한 예시다.
◇인구 늘리는 데는 기업 유치가 제격
도쿠시마현은 2004년 광통신망 정비사업과 2011년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 등을 통해 가미야마초에 광대역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도시로 떠난 사람들이 비운 집을 사무실로 재활용했다. 이를 통해 12개의 정보기술(IT)기업들이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기업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2019년 전입자가 전출자를 초과했다. 이는 지역 인프라 개선과 기업 유치로 인구감소 지역에 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예다.
아키타현 오센시는 백신 접종 관련 콜 센터 업무 등을 담당하는 위탁 전문 업체를 유치하며 인구 증가를 꾀하고 있다. 오센시는 센터의 설립으로 현지 주민을 중심으로 약 50명의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촌에 ICT 더했더니 산업 살고 소득 늘었다
기후현 히가시시라카와무라는 ICT를 활용해 쇠퇴하던 임업과 건축업을 되살렸다. 이 마을은 2009년 현지에서 조달한 편백나무로 만든 주택을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2015년 지역 소득은 2009년과 비교해 16% 늘었다고 한다. 이는 온라인 주문 시스템 도입으로 전통 산업을 어떻게 되살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의료 시스템도 인구 소멸과 연관된다. 고령화가 심화할수록 의료 수요가 증가해 의료 시스템에 잘 갖춰진 도심으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토부 교토시는 비영리법인을 통해 의료 이력을 클라우드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지역 주민들의 진료 정보를 의료기관 간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진료 과정에서 중복 검사나 치료를 줄이고 진찰 효율성을 향상했다. 또 고령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외에도 케이블 TV를 통해 의료 이력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으로 접근성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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