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사회복지시설 ‘토마스의집’을 찾아 취약 계층을 상대로 갓지은 따뜻한 밥을 퍼주며 배식 봉사를 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 국무조정실 및 국무총리비서실 장차관과 실국장급 간부 29명이 동참했다.
1993년 문을 연 토마스의집은 어려운 계층이 단돈 200원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급식소다. 남구로 인력시장에 일감을 찾으러 온 일용직 근로자, 쪽방촌 주민, 일감을 못구한 노숙자 등이 주로 이용한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금 없이, 뜻있는 사람들의 성금만으로 주5회 일평균 350명에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토마스의집은 2012년 이용자들이 “공짜 밥 먹기 싫으니 밥값을 받으라”고 건의해서 시작된 ‘자존심 유지비’ 제도로 유명하다. 이곳 이용자들은 무료로 식사하는 대신, 밥값 200원을 자발적으로 낸다. 이용자들이 낸 돈은 명절 선물 등 취약계층 지원에 다시 쓰인다.
토마스의집 대표 김종국 신부(75)는 “출소 후 갈 곳 없는 재소자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다가 급식소를 설립했다”면서 “이곳은 단순한 급식소가 아니라, 한끼 식사를 통해 희망을 나누는 공간”이라고 했다.
김 신부는 “추위에 고생하는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자에게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큰 힘이 되고 생명이 된다”면서 “오늘 총리님과 공무원분들이 봉사하러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날 한 총리는 앞치마를 두르고 뜨거운 밥을 푸며 소고기미역국, 오징어젓갈, 돼지고기볶음 배식과 서빙에 직접 참여했다. 봉사를 마친 후 토마스의집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한 총리는 노숙자 출신 임상철 작가의 자서전을 언급하며, “노숙하는 처지에도 자기 돈 내고 끼니를 해결하려고 추운 날 토마스의집까지 일부러 걸어가곤 했다는 사연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한 총리는 “추위 속에 줄을 서 계신 분들을 직접 보고 마음이 뭉클했다”면서 “정부 도움 없이 어려운 일을 해오신 토마스의집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조정실은 직원 성금 등을 모아 토마스의집에 김, 미역, 건새우, 인삼 튀김, 대봉감 등 식자재와 간식을 전달했다.
배식 봉사를 마친 뒤, 한 총리는 “각종 복지제도가 빈틈없이 원활하게 작동되어 취약 계층 분들이 겨울을 잘 견디실 수 있도록 정부가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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