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올해 1∼10월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여객 수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동기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으로, 올 연말에는 한일노선 연간 최다 수송 실적을 기록한 2018년 성적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한일노선 이용객이 급증한 배경에는 ‘엔저 효과’와 더불어 항공업계에서 일본 노선을 적극적으로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 ‘엔저 효과’에 한일노선 이용객 올해 역대 최고
국토교통부 항공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간 한일노선을 이용한 여객은 총 2,056만6,1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간(1,547만3,315명) 대비 32.9% 늘어난 성적이다. 또한 최초로 연간 한일노선 이용객 수가 2,000만명을 돌파했던 2018년 실적 2,135만896명까지 불과 약 78만4,710명만을 남겨둔 수치다.
올해 한일노선 월간 이용객 수가 200만명 이하를 기록한 때는 4월(192만3,954명)과 9월(199만5,370명) 단 두 차례 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번달 말쯤에는 한일노선 이용객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한일노선 이용객이 올해 급증한 배경에는 ‘엔화 약세(엔저)’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원·엔화 환율은 지난해 4월말 100엔 기준 1,000원 선이 붕괴됐다. 이후 올해 11월 현재까지 900원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100엔당 환율이 860원대를 기록했고, 이어 지난 6월말∼7월 10일 기간에는 850원대까지 폭락했다. 현재는 엔화 환율이 소폭 회복해 900원 초반 수준을 기록 중이다. 지속되는 엔저 현상은 여행객들의 경비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엔저 현상에 항공업계에서는 일본 노선 증편, 지방 노선 복항, 신규 노선 발굴 등에 힘을 쏟으며 공급을 늘렸다.
현재 항공업계가 취항 중인 한일노선 정기편은 인천국제공항에서만 25개 노선이다. 이는 코로나19 전 27개 노선을 거의 회복한 수치다. 김포·김해·대구·청주·제주·무안 등 지방 국제공항의 일본 노선까지 포함하면 한일노선 정기편은 총 43개며, 부정기편으로 운항한 도야마·아사히카와·우베·시라하마·하나마키·오비히로 등을 포함하면 한일노선은 약 50개에 육박한다.
올해 1∼10월 50개에 달하는 한일노선의 전체 공급 항공편은 총 11만2,528편이다. 이는 전년 동기(8만7,230편) 대비 29.0% 늘어난 것이며, 한일노선 역대 최고 이용객을 기록한 2018년 1∼10월(10만2,027편)에 비해서도 10.3% 많은 수치다.
이용객이 많은 노선은 도쿄·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나고야·오키나와 등 순이다. 도쿄의 경우 나리타·하네다 2개 노선의 정기편 이용객 합이 664만1,882명이며, 오사카(간사이)는 567만7,550명, 후쿠오카는 389만9,395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삿포로(신치토세) 노선 이용객이 약 128만명, 나고야 약 92만명, 오키나와 약 63만명 등을 기록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일본 지방 소도시 노선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다. 올해 1∼10월 일본의 주요 6개 노선 외 소도시 노선을 오간 여행객 수는 125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 노선 전체 이용객의 6.1%로 적지 않다.
일본 소도시 중에서는 마쓰야마·히로시마·다카마쓰 3개 노선이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많았다. 올해 1∼10월 기준 마쓰야마 노선 이용객은 17만6,627명, 히로시마 노선은 17만5,472명, 다카마쓰 노선은 13만3,633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시즈오카·기타큐슈·구마모토 노선 이용객이 9만∼9만7,000여명 수준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마쓰야마 노선은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이 각각 인천과 부산에서 정기편을 취항해 운항 중이다. 히로시마 노선은 제주항공이 단독 취항 중인 지역이며, 다카마쓰는 에어서울과 진에어가 취항한 지방 소도시다.
제주항공은 마쓰야마와 히로시마 외에도 시즈오카·오이타 노선에도 단독 취항을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항공사들의 단독 취항지로는 △대한항공 고마츠·나가사키·니가타·아오모리·오카야마 △아시아나항공 미야자키·센다이 △티웨이항공 인천∼사가 △에어서울 인천∼요나고 등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티웨이항공에서만 운항을 이어오던 인천∼구마모토 노선에도 복항을 알렸고, 진에어는 미야코지마(시모지시마)에 신규 취항했다.
항공·여행업계에서는 엔저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일본 여행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가까운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해외여행지인데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여행객들의 관심이 꾸준하다”며 “아울러 히로시마와 마쓰야마, 요나고, 사가 등 일본 소도시는 주요 대도시인 도쿄·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 등을 경험한 여행객들이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찾는 ‘일본 N회차’ 여행지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도 “일본은 다른 지역에 비해 항공권 가격이 저렴하고 비행시간이 짧아 여행객들의 부담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또 엔화 환율이 9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여행 경비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아 당분간은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8~2024년 1~10월 한일노선 이용객 자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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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18 |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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