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살에 낳은 늦둥이 아들을
8년째 만나지 못하고 있는 사연
“아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도 두렵다”라고 말하며 8년째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고 있는 개그맨 황기순.
그는 48세라는 늦은 나이에 귀한 아들을 얻었지만, 여전히 아들과 떨어져 지낸다. 그 이유를 묻자 황기순은 한숨과 함께 지난날의 상처를 털어놓았다.
MBN ‘특종세상’에서는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황기순의 근황이 공개됐다. 밝은 표정으로 나타났지만, 그의 마음속엔 씻을 수 없는 죄책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황기순은 “아이를 한국에서 키울 수 없었다. 제 과거가 발목을 잡았다”라고 털어놓았다.
황기순의 과거는 한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필리핀 원정 도박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재산을 모두 잃고 노숙 생활까지 했던 그는 어렵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이혼의 아픔을 겪고 긴 반성의 시간을 가진 끝에 새로운 아내와 재혼해 아들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아빠’로서의 역할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들을 떠나 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연
그의 아들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황기순은 “학부모들이 ‘쟤가 황기순 아들이다’라며 손가락질했고, 그 여파로 아들이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결국 틱 장애까지 생겼다. 제가 아이를 망쳤다는 생각에 견딜 수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는 9살이 된 아들을 유학 보내기로 결심했다. 아들을 보내며 그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황기순은 “인터넷에 남은 제 과거를 지울 수도 없고, 아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어버렸다. 아들이 아버지 때문에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멀리 보냈지만, 제 가슴엔 매일 그리움이 남는다”라며 눈물로 속마음을 전했다.
그의 삶을 지탱해준 건 선행이었다. 황기순은 23년째 자선행사를 이어오며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아들이 제 진심을 알아줄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아들이 성인이 됐을 때 제가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방송 중에는 황기순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는 장면도 나왔다. 과거의 잘못 때문에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을 그는 결코 잊지 못했다. 그의 누나는 “엄마가 네 빚 갚으려고 길에서 담배꽁초를 주웠다”고 말하며 황기순을 울컥하게 했다.
늦둥이 아들을 향한 그의 사랑과 용서받고 싶은 간절함이 언제쯤 결실을 맺을지. 황기순의 이야기는 반성과 가족애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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