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들이 가입되어 있는 민주노총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태업(준법투쟁)을 벌인 첫날인 18일 오전 수도권 시민들이 출근길에 불편을 겪었다. 열차는 예정된 시각보다 최장 20분 늦게 운행했다. 시민들은 역사 내 승객이 너무 많아 승강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거나 도착한 열차가 이미 만원이어서 탑승하지 못했다.
코레일은 철도노조 태업으로 수도권 전철과 동해선(태화강~부전) 등 일부 구간에서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에 따르면 수도권 전철 중에서 이날 오전 7시 현재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구간은 1호선, 3호선, 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이다. 총 39대의 열차가 예정 시각보다 5~20분쯤 지연되고 있다.
출근 시간대는 지났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전 10시30분에도) 지연되고 있는 시간은 다소 줄었을 수 있지만 열차는 예정보다 늦게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쯤 코레일이 운영하는 구간인 수도권전철 4호선 금정역에는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계단에는 승객들이 거의 서있다시피 했다. 1호선 승강장은 한산했지만, 4호선 서울 방향 열차를 탑승하는 승강장에는 승객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1호선 서울역에서 만난 안전요원 A씨는 이날 오전 9시45분쯤 “오전 9시까지 열차를 탑승하지 못해 기다리는 승객이 매우 많았다. 붐비는 정도가 아니었다. 스크린도어 앞에 4줄씩 서 있어도 사람이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수인분당선 서울 강남구 구간 일부 역에서는 열차가 정차한 뒤 다시 출발하기까지 3분 이상 걸리기도 했다. 수인분당선 대부분 열차의 종점인 왕십리역에서는 철도경찰이 기관사를 검문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 승객은 “오늘 가야 하는 곳은 지하철을 3번 갈아타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수인분당선은 이날 오전 7시37분쯤 경기 용인시 기흥역 내부에서 고색 방향(하행) 선로에 정차 중이던 열차 상단에 불이 나 더 많이 지연됐다. 화재가 나자 하행선 열차는 기흥역에 서지 않고 통과했다. 이 일로 승객 수백명이 긴급히 하차했다. 기흥역 운행은 이날 오전 8시55분쯤 정상화됐다.
철도노조는 다음 달 초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로, 이날부터는 ‘안전일터를 지키겠다’며 태업에 들어갔다. 승객 승하차 확인을 철저히 하고, 역 정차 시간을 정해진 대로 지키고, 운전 중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철도노조가 주장하는 준법투쟁에 들어간다. 일부 기관사가 ‘화장실에 간다’면서 정차하면 뒤따라 오는 열차가 줄줄이 제때 출발하지 못하게 되면서 운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게 코레일 측 설명이다.
철도노조 주요하게 요구하는 사항은 ▲4조 2교대 전환 ▲개통노선에 필요한 인력 등 부족인력 충원 ▲정부가 정한 그대로 기본급 2,5% 정액 인상 ▲231억원 임금체불 해결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외주화 인력감축 중단 등이다. 오는 21일에는 총파업을 예고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코레일은 수도권 광역철도 중 1호선 연천~광운대~구로, 구로~인천·신창·광명, 3호선 대화~삼송, 4호선 선바위~금정~오이도, 수인분당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경강선, 서해선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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