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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휘청 건설업계, 수장 교체·조직 축소로 경영 쇄신

IT조선 조회수  

건설업계가 경기 불황에 수장 교체와 임원 인사, 조직 개편으로 경영 쇄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공사비·원자재가 인상 따른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수익성 확보를 위한 주택 전문가 대표이사와 재무통 최고경영자(CEO) 선임, 조직 슬림화 등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 / 뉴스1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 / 뉴스1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 이앤씨 등 시공능력평가 기준 건설 빅5 기업들은 올해 임원 인사, 조직 개편으로 불황 극복을 위한 경영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11월 15일 인사를 통해 내부 인사, 재무 전문가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현대건설은 주택사업본부장을 맡는 이한우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특히 1970년생인 이한우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으로 더욱 젊어지며 세대 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다. 1970년대생이 현대건설 대표이사를 맡는 건 사상 처음이다. 또 사장 직급에서 대표이사를 맡던 관례를 벗어나 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으로 조직 내 쇄신의 바람이 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한우 부사장은 EPC(설계·조달·시공) 역량 향상을 통해 토목·플랜트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에너지 분야 중심 전략적 투자 확대로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1970년대생 대표이사 체제로 변모하면서 12월 예정된 임원 인사에도 큰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한우 현대건설 신임 대표이사(왼쪽)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대표이사. / 현대자동차그룹
이한우 현대건설 신임 대표이사(왼쪽)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대표이사.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의 또 다른 건설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임 대표이사에는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기아 재경본부장 주우정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하며 자리하게 됐다. 주우정 사장은 이번 현대엔지니어링의 새로운 수장을 맡으며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11월 5일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하고 후속조치로 조직 슬림화를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대우건설의 김보현 신임 대표이사 선임으로 기존 백정완 사장이 오는 12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공식 사임한다. 다만 백 사장은 오는 2025년 말까지 사장직 임기를 유지한다.

이어 대우건설은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김보현 신임 대표 체제에 힘을 실었다.

우선 대우건설은 건설경기 불황에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슬림화했다. 대우건설은 11월 11일 단행한 조직개편으로 기존 ‘7본부 3단 4실 83팀’을 ‘5본부 4단 5실 79팀’으로 줄였다. 구체적으로 재무와 전략 기능을 합해 ‘재무전략본부’로 통합했다. 또 언론 홍보 기능을 포함해 대외 협력, 소통 강화를 위해 기존 공공지원단을 ‘대외협력단’으로 재편했다.

임원 인사에서는 체질 개선으로 더욱 신속한 실무 중심 운영을 강화하기 위해 전체 팀장의 40%가량을 신임 팀장으로 교체했다. 최초로 여성 엔지니어 출심 임원도 발탁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왼쪽)와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 각사
김보현 대우건설 신임 대표이사(왼쪽)와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 각사

DL이앤씨는 올해 8월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하며 수장을 교체했다. 박상산 신임 대표이사 선임은 역량이 검증된 인사를 단행해 건설업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됐다.

DL이앤씨는 2021년 옛 대림산업 분사 이후 LG 출신 임원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건설 업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주택사업 전문가인 박상신 신임 대표이사를 다시 내세웠다.

박상신 신임 대표이사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1985년 DL건설 전신인 삼호에 입사해 주택사업을 30년간 맡아왔다. 2017년에는 DL이앤씨 전신인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 3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대림산업 대표를 맡아 대림산업 분사 전 마지막 건설업계 출신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번에 박상신 신임 대표이사가 다시 대표이사를 맡으며 그는 5년 만이자 옛 대림산업 분사 이후 DL이앤씨의 첫 건설업계 출신 대표이사가 됐다.

박상신 신임 대표이사는 기존 서영재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취임 2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한 뒤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건설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능력을 재차 입증할 전망이다. 그는 삼호에서는 경영혁신본부에서 워크아웃 조기졸업과 경영정상화를 이끌었다. 또 대림산업 대표를 맡던 2019년 영업이익 1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빅3’에 올려놓았다.

DL이앤씨는 올해 3월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비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마창진 전 대표이사를 비롯해 주택 부문 6명, 토목 부문 6명, 플랜트 부문 2명, 경영지원본부 3명 등 총 18명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의 경우 조만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는 재무·전략통인 전중선 대표를, GS건설은 GS그룹 오너 일가 4세인 허윤홍 대표를, SK에코플랜트, 신세계건설의 경우 정두영 대표를 해임한 뒤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이 CEO 교체를 단행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인사와 조직 슬림화를 통해 건설 경기 침체기에 경영 안정화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 불황기에 세대 교체 등으로 불황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활력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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