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태권도의 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성장을 이끌기 위한 첫 번째 세계태권도버추얼선수권대회가 16일 싱가포르 OCBC 아레나 스포츠 허브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세계태권도연맹(WT)이 주최하며, 태권도의 전통과 현대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경기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태권도버추얼선수권대회는 WT가 1973년 시작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이후 일곱 번째 세계선수권 대회로,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참여한다. 이번 대회는 13세부터 35세까지의 청년 남녀 개인전과 혼성부, 36세 이상 성인 혼성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특히, 남녀 구분 없이 무작위로 대진이 짜이는 혼성 개인전은 기존 태권도 경기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관람객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버추얼태권도는 모션 트래킹(동작 추적) AXIS 시스템과 VR 헤드셋을 활용해 가상 상대와 실시간으로 대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수들은 제한 시간 동안 상대의 파워 게이지를 완전히 소진하거나 남은 게이지가 더 많은 선수가 승리하는 새로운 형태의 태권도 경기를 경험하게 된다.
대회 첫날, 한국의 엄소현(상지여고)은 청년 혼성부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첫날의 성과를 안았다. 엄소현은 4강에서 필리핀의 자이카 안젤리카 산티아고에게 패하고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그녀의 성과는 한국 태권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결승에서 산티아고는 싱가포르의 저스틴 페와 대결해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이번 대회는 17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총 23개국에서 120여 명의 국가대표 선수와 개인중립자격선수, 난민팀이 출전하여 태권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개회식에는 WT 조정원 총재와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 IOC 위원 등 여러 체육계와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하여 버추얼태권도의 시작을 축하했다.
조정원 총재는 “디지털 융합 스포츠 시대에 발맞춰 e스포츠 올림픽 출범에 앞서, WT는 디지털 기술과 전통 태권도의 조화를 이루어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새로운 도전과 경쟁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IOC는 2025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번째 e스포츠 올림픽 게임을 개최할 예정이며, 태권도가 정식 종목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아 주목된다.
이번 대회에서 1위는 3천 달러, 2위는 2천 달러, 3위는 1천 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며, 이는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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