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카카오는 올해 AI 전담조직을 본사에 구성한 이후 3분기 누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R&D 투자를 달성했다. 네이버도 올해 AI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사상 최대 수준 투자를 예고했다. ‘K플랫폼’을 대표하는 양 사가 AI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본격 나서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3분기까지 R&D 비용으로 역대 최대 금액인 9720억원(연결기준)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064억원 대비 약 21%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6.4%로 역대 가장 높았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AI 전담조직인 카나나를 신설한 이후 AI 기술·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이프 카카오 2024’에서 그 성과로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와 생성형 AI 모델 ‘카나나 모델’ 등을 공개한 바 있다. 본사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에서 AI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자체 AI 기술과 모델에 대한 투자 비용이 높지 않다. 그럼에도 AI R&D에 상당히 많은 예산을 할애했다.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 개발과 함께 오픈소스·글로벌 언어모델까지 병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AI 서비스 개발을 위한 인프라 등에 상당한 투자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또한 AI 기술개발과 생태계 확장을 위해 대규모 R&D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까지 1조3620억원(연결기준)을 R&D에 투자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다만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3분기 연속 17%대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통상 매출액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올해는 지난 2분기와 3분기 모두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하면서 매출액 대비 투자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네이버는 연간 기준으로는 2조원이 넘는 금액을 R&D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11일 열린 DAN 24에서 “AI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하며 기술 개발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매출액 대비 R&D 비용을) 20~25%대 투자 기조에 맞춰 연구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내년에도 R&D를 확대하면서 AI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내년 검색·지도·쇼핑 등 핵심 서비스에 AI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검색에서 ‘AI 브리핑’, 쇼핑에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광고에서 ‘AD부스트(Voost)’ 등 AI를 적용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한다. 카카오는 신규 AI 서비스 카나나를 정식 출시한다. 카카오톡에도 AI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힌다. 생성형 AI 모델인 카나나 모델 고도화도 이어간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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