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연장계약을 안 해주면 포스트시즌에 안 뛰어.”
지난 여름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임박한 시점에 에이전시를 통해 위와 같은 코멘트를 내놨던 게럿 크로셰(25, 시카고 화이트삭스). 그가 아메리칸리그에서 올해의 재기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MLB.com은 15일(이하 한국시각) 크로셰와 크리스 세일(35,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양 리그 수상을 발표했다.
세일은 수년간 부상 터널을 벗어나 맹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1순위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의 재기상 수상의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러나 팀이 아닌 개인을 앞세운 크로셰가 올해의 재기상 수상자로서 자격이 있을까.
MLB.com은 “크로셰는 화이트삭스의 구원투수로 3년간 평균자책점 2.71을 기록한 뒤 풀타임 선발로 전향했다. 그는 146이닝 동안 타자의 35.1%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평균자책점 3.58(32경기 6승12패)을 기록하는 등 새로운 역할을 수행했다.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에이스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90마일대 중~후반의 강력한 패스트볼 스터프를 보유했고, 커터, 스위퍼, 체인지업, 싱커를 섞는다. 스캣캐스트 기준 포심과 커터의 구종가치가 각각 15, 4였다.
풀타임 선발이긴 했지만, 7월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서 7이닝을 소화한 뒤 단 한 경기도 4이닝을 초과해 투구하지 않았다. 리빌딩을 원하는 화이트삭스와 새로운 팀에서 대형계약을 맺고 싶은 크로셰의 의도가 맞아떨어졌다. 토미 존 수술로 휴식기도 있었고, 생애 처음으로 선발투수를 하니 올 시즌은 철저히 몸 관리를 하자는 의미였다. 그래야 여러모로 트레이드를 하기 좋은 환경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진정으로 팀과 팬들을 생각한 처사가 아니었다. 그런 선수에게 재기상은 어울리지 않다. 5이이닝도 못 던지는 선발투수이니 시즌 중반 이후 승수를 쌓을 기회도 없었다. 시즌 막판엔 기복도 있었다. 성적 자체가 6승12패인데 재기했다고 보긴 어렵다.
크로셰는 올 겨울 트레이드 1순위로 꼽힌다. MLB.com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크로셰는 새로운 소속팀에서 4이닝 에이스라는 오명을 떨쳐내야 한다. 그리고 건강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재기’에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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