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른이 되는 과정이고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NC 다이노스 간판스타 박건우(34)에겐 아픈 과거 하나가 있다. 과거 두산 베어스 시절에도, 2023시즌에도 ‘징계성 2군행’을 경험했다. 이유는 같았다. 팀이 납득하기 힘든 휴식을 요청, ‘원팀 정신’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당시 NC 전임감독은 단호하게 대처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박건우는 확 달라졌다. 올해까지 안 좋은 얘기가 1도 들리지 않았다. 남몰래 2군 선수들에게 선행을 베푼 게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7월 사구로 시즌 아웃이 된 뒤엔 공필성 2군 감독(당시 감독대행)에게 “저도 뛰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이호준 감독이 이런 박건우의 스토리를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이호준 감독은 “지금부터 보고 느끼는 것으로만 판단하겠다”라고 했다. 그리고 박건우와의 첫 만남을 마친 뒤 기뻤다고 털어놨다. 이호준 감독과 고참들은 11일에 식사를 했고, 그 전에 개별적으로 미팅을 가졌다.
이호준 감독은 지난달 31일 취임식 이후 “박건우를 1대1로는 처음 만났다. 머리를 길렀더라. 연예인처럼 잘 생겼더라”고 했다. 실제 박건우는 재활하면서 머리카락을 자를 타이밍을 놓친 듯했다. 실제 잘 생겼고 피부가 너무 좋다. 이호준 감독 취임식 이후 인터뷰실에서 본 박건우는 장발도 잘 어울렸다.
이호준 감독이 정말 박건우가 잘생겨서 기뻤을까. 당연히 아니다. 이호준 감독에 따르면, 박건우는 이호준 감독에게 “밖에서 비춰지는 모습에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는 과정이고,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신경 쓰겠습니다. 감독님을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이호준 감독은 박건우의 이런 얘기가 크게 가슴에 와닿았고 기뻤다. 그는 “그런 말을 해서 기뻤다. 나 역시 건우에게 ‘같이 잘 해보자’고 했다. 훈훈하게 마무리를 잘 했다”라고 했다. 현재 고참들과의 단체 회식이 진행된 상황. 그러나 이호준 감독은 단체회식 전에 고참들을 1대1로 만난 뒤 상당한 만족감, 뿌듯함을 드러냈다.
NC의 모기업 사정이 여의치 않은 건 모기업 주가만 검색해도 알 수 있다. 또 팀의 로스터 구성만 봐도 FA 외부영입보다 젊은 선수들의 육성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이호준 감독은 외부FA 선물은 필요 없고, 고참들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와 시너지를 기대한다. 고참들부터 솔선수범해 좋은 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NC는 시즌 막판 손아섭과 박건우가 없었다. 이들의 소중함을 여실히 느꼈다. 두 베테랑이 내년에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해야 타선과 덕아웃의 중심이 잡힐 전망이다. 박건우는 손목 재활 막바지에 돌입했다. 내년 개막전 출전은, 현 시점에선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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