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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애리의 유럽문화예술기행] ‘소금 성’ 위에 올린 음악도시 잘츠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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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도시 잘츠부르크 풍경
▲ 음악 도시 잘츠부르크 풍경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 유명한 도시 잘츠부르크로 문화 예술 기행을 떠나봅니다. 잘츠부르크는 알프스 산맥과 강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하는데, 동시에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문화 예술 도시이기도 합니다.

우선 잘츠부르크(Salzburg)는 독일어로 ‘소금(salz)’과 ‘요새(burg)’가 더해져 만들어진 이름으로, 직역하면 ‘소금의 성’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잘츠부르크 주변 산지에서 소금이 풍부하게 생산되었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하네요. 지금도 잘츠부르크 근처 할슈타트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금 광산이 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소금이 ‘백색 금’이라 불릴 만큼 가치가 높았습니다. 덕분에 잘츠부르크는 소금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도시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화려한 건축물과 다양한 문화 유산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 할슈타트 소금광산
▲ 할슈타트 소금광산

잘츠부르크의 구시가지는 오랜 역사를 지닌 고풍스러운 건축물로 가득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에는 좁은 골목길과 아름다운 광장, 바로크 양식의 화려한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여행객들에게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특히 게트라이데 거리는 중세 상점의 전통을 이어오는 철제 간판으로 유명한데, 이러한 간판들은 상점의 업종을 나타내며 각양각색의 매력을 보여줍니다. 또, 이곳에는 다양한 기념품 가게와 카페가 자리해 방문객들에게 잘츠부르크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 잘츠부르크 잘츠강
▲ 잘츠부르크 잘츠강

호헨잘츠부르크 성, 잘츠부르크 대성당, 미라벨 궁전과 정원 같은 역사적 명소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11세기에 세워진 호헨잘츠부르크 성은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성 중 하나로, 수백 년간 도시를 방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호헨잘츠부르크 성은 구시가지를 내려다보는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언덕 아래에 있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잘차흐 강과 함께 잘츠부르크의 절경을 제공합니다.

▲ 모차르트 동상
▲ 모차르트 동상

무엇보다도 잘츠부르크를 더 분위기 있는 도시로 만든 것이 음악이지요. 잘츠부르크는 중세부터 유럽 음악을 발전시킨 도시로, 특히 바로크 음악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1756년 음악의 신동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이곳에서 탄생하면서 잘츠부르크의 음악적 유산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현재 모차르트의 생가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도시 곳곳에서 모차르트 초콜릿, 모차르트 동상, 모차르트 음악회 등 모차르트를 기념하는 행사와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매년 1월 모차르트의 생일을 축하하는 ‘모차르트 주간(Mozartwoche)’이 거행되고, 해마다 여름이면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Salzburger Festspiele)’ 역시 전 세계 유명 음악가들과 음악 애호가들을 불러 모읍니다. 1920년에 시작되어 벌써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축제는 잘츠부르크가 음악의 도시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에는 도시 전체가 예술적 열기로 가득 차 전 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지휘자 허버트 폰 카라얀도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난 인물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예술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이 축제를 세계적인 음악 행사로 키웠습니다.

▲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잘츠부르크 홍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무엇보다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1965)입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나치 점령 하의 오스트리아에서 탈출하는 어느 가족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아름다운 이야기와 노래가 잘츠부르크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도시를 거닐다 보면, 어디선가 주인공 마리아가 아이들을 이끌고 뛰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지금도 마리아의 이야기가 시작된 논베르크 수도원, 미라벨 정원, 레지덴츠 광장, 몬드제 성당 등 영화 속 명장면들이 촬영된 곳을 방문할 수 있도록 각종 관광 투어가 마련되어 있어 영화의 여운을 즐길 수 있습니다.

모차르트든, 카라얀이든, 또는 폰 트랩가의 아이들과 ‘도레미 송’을 부르는 마리아든 잘츠부르크는 알프스의 풍경 속 귓가를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이 ‘백색 소금’이 되는 도시입니다. 알프스의 장엄한 자연경관과 함께 음악적 유산이 어우러져 고유한 매력을 발산하는 잘츠부르크는 단순히 관광지가 아닌,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예술과 전통의 도시입니다.

▲ 나애리 전 수원대학교 유럽학부 교수
▲ 나애리 전 수원대학교 유럽학부 교수

/나애리 전 수원대학교 유럽학부 교수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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