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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최윤범 “시장혼란에 진심 담아 사과”… 이사회 의장 물러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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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조5000억원대 일반공모 유상증자 발표로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에 고개를 숙였다. 최 회장은 기존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하기로 하고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뉴스1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뉴스1

최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 결정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주주, 투자자 우려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투자자 중심의 다양하고 독립적 주주 기반을 강화하고자 도모했던 일이었다”면서도 “긴박하고 절박한 상황에서 충분히 사전에 기존 주주님들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거듭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자사주 공개매입 종료 직후 이와 반대되는 일반공모 유상증자 발표로 시장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고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비철금속 제련에 대해서는 자타공인 넘버원이지만 금융시장에서 공개매수 등에는 상당히 서툰 점이 많았다”며 “저와 주변 많은 분들은 10월 23일 공개매수가 끝나며 상한가를 치고 아주 적은 거래량을 통해 주가가 엄청나게 변동하는 현상이 있을 거라고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스스로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사회 독립성 강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위한 방안을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목소리에 더욱 더 귀를 기울이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에 이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해 이사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해외 주주, 투자자와 소통 강화 차원에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또 IR 전담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기관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정관에 명문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놓는 건 정관 변경 사항으로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최 회장은 앞으로 경영자로서 고려아연을 이끌며 이사회 평이사를 맡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고려아연은 분기 배당 도입 등 주주 친화·환원 정책도 추진한다.

고려아연은 “주주에게 정기 수익을 제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분기 배당 도입을 추진한다”고 했다. 이는 중간 배당을 도입한 지 1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배당 정책이다. 고려아연은 주주들이 앞으로 예측 가능한 배당 수익을 거두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 회장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킨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최 회장은 “MBK가 장내 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1.36%를 추가 취득했다고 하지만 임시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경영권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려주실 캐스팅 보트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분들이다”며 “이분들의 규모와 독립성을 생각하면 MBK가 취득한 지분이 크게 판을 흔드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의 경쟁 대상이 MBK와 영풍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다”고 했다.

앞서 영풍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심문기일은 오는 27일이다. 이후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 임시주총은 이르면 올해 말 열릴 전망이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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