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라고 일부러 그런 같아요.”
13일 오전 11시쯤 인천 계양구 박촌동 소양어린이공원 인근 나대지.
이날 기자와 함께 현장을 찾은 주민 A씨는 수풀 한 곳을 가리키며 “어제 이곳에 머리가 없는 새끼 고양이 사체가 있었다”며 “털에 혈흔 하나 없이 머리만 깔끔하게 잘려 있었는데 누군가 고양이를 돌보는 주민에게 경고하려고 일부러 버려 놓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곳에서 심하게 훼손된 새끼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자 지역 내 길고양이 보호 활동가인 캣맘들이 충격에 빠졌다.「인천일보 11월12일자 온라인판 ‘인천 주택가서 머리 없는 고양이 사체 발견 … 경찰 수사’」
평소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에 항의하고자 급식소 내 밥그릇 등을 발로 차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머리가 사라진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 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인 데다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A씨는 “3년째 이곳에서 길고양이를 돌봤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다른 고양이에게도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사체가 발견된 장소는 고양이 급식소에서 불과 2~3m 떨어져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안에는 총 3곳의 급식소가 들어서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누군가 새끼 고양이를 죽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윤성모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정황상 누군가 고양이를 죽인 뒤 캣맘에게 보여주려고 일부러 놔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양이 사인과 범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사체 분석을 의뢰했다”며 “누군가 고양이를 죽이고 사체를 훼손한 사실이 인정되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구에서는 차량에 치여 다친 고양이를 구조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출동한 지자체 용역업체 직원들이 현장에서 고양이를 죽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3시20분쯤 “서구 석남동 도로에 차에 치인 고양이가 있으니 구조해 달라”는 신고가 구 당직실에 접수됐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 도착한 구 용역업체 직원들은 다친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인계하지 않고 삽을 이용해 죽인 것으로 파악됐다.
/글·사진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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