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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정권 퇴진 대자보 색출 작업·철거로 곳곳 충돌…”정권, 대학에도 손 뻗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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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이 크게 번져가는 가운데, 학교 측이 정권 비판 대자보 게시자 색출에 나서는 등 학생과 학교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 연대 단체인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에 따르면, 지난 달 말 단국대학교 한 건물 벽면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레드카드’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붙자 학교는 학생회에 ‘게시자가 누구인지’ 묻는 등 게시물 작성자 색출 움직임을 보였다.

게시물은 “윤석열 퇴진”, “윤석열 OUT”, “나가라”, “하… 할 말이 없다”라고 쓰인 적 레드카드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철거됐다.

▲ 10월 말 단국대학교 한 건물 벽면에 붙은 게시물.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
▲ 10월 말 단국대학교 한 건물 벽면에 붙은 게시물.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학사 학위를 받은 창원대학교의 경우 지난 4일 ‘명태균 게이트’를 비판하는 대자보 10여 개가 학내에 붙자, 대학본부는 허가받지 않은 대자보라며 하루 만에 강제 철거했다.

학생들이 쓴 대자보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역사 왜곡, 친일 논란, 의정 갈등, 공천개입 의혹 등 윤석열 정부에서 빚어진 사건들이 열거되어 있었으며 현 상황이 박근혜 탄핵 당시와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 담겼다. 또 명 씨를 비난하는 내용도 있었다. 한 대자보에는 “우리 창원대를 졸업하신 명태균 선배님, 선배님은 우리 학교 최악의 수치이자 최악의 결과물(아웃풋)입니다”라며 “선배님이 대통령을 쥐락 펴락한다는 걸 알고 창원대 학생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혔다.

명 씨는 대학본부 1층 로비 벽면에 마련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창원대에 당초 1억 원 기탁을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2000만 원만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대학교에서는 지난 12일 학교 측에 의해 철거된 대자보가 ‘검인’ 도장이 찍혀 다시 게시되기도 했다. 대자보에는 “국민들은 윤석열을 뽑은 것이지, 김건희·명태균을 뽑지 않았습니다. 왜 국민들을 상대로 대사기극을 치는 겁니까”라며 “11월 7일 대국민담화에서도 헛소리 잔치를 하고 있고 이번에 17%라는 윤석열 역대 최저의 지지율을 또다시 갱신했습니다. 제발 양심이 있다면 하야하거나 특검 받아서 탄핵 받으십시오”라는 내용이 실렸다.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한 시민이 명 씨의 오른쪽 뒷편에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한 시민이 명 씨의 오른쪽 뒷편에 “창원대학교 명태균 선배님 부끄럽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시민행진 제안 기자회견에서 대학 내 대자보 게시자 색출 움직임 등을 언급하며 “지난 한 달 동안 대학 캠퍼스에서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 캠페인를 하며 이 정부가 배움과 성장의 장인 학교에도 손을 뻗치는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정권 퇴진 열기가 뜨거워질 수록 학교에서는 (대자보) 철거 협박을 넘어 경찰을 부르기 시작했고 급기야 부경대학교에서는 항의하는 학생들을 연행해갔다”고 말했다.

부경대 학생들은 지난 9일 정권 퇴진 투표소 설치 문제로 학교 측과 충돌하다 학교 측의 시설 보호 요청으로 경찰이 학내에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됐다. 연행된 학생들은 4시간 뒤 풀려났지만, 경찰은 퇴거 불응 혐의를 적용해 이들을 계속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하지 말라니까 더 하고 싶다’는 말이 떠오른다. 민생·외교·협치 어떤 것에서도 실패하고 10%대로 지지율이 추락한 정권이 ‘정권 퇴진’은 입에 담지 말라고 하니 더더욱 해야겠다”며 “이쯤 되니, 정권 퇴진의 목소리를 틀어막으려는 교육부의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짙어졌다”고 했다.

이어 “학교 곳곳을 민주주의 파괴 현장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 학생들은 학교 곳곳을 민주주의를 지켜낸 현장으로 만들겠다”며 “매주 열릴 ‘윤석열 정권 퇴진’ 시민행진에 청년 학생들도 함께하겠다”고 했다.

한국진보연대, 시민단회단체연대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84개 시민단체가 함께하고 있는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오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 사직로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를 개최하고 시민 행진을 할 예정이다.

▲ 시민단체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11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행진 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이명선)
▲ 시민단체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11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행진 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이명선)

한편, 경희대학교와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연구자 226명은 이날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내고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하며,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고, 무지와 무책임으로 제멋대로 돌진하는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취약하기 때문에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나는 당신과 함께” 시민으로서 정당한 권리, 생명과 안전을 배려하는 방법, 자유롭게 생각하고 스스럼없이 표현할 권리 등을 되찾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제 폐허 속에 부끄럽게 머물지 않고, 인간다움을 삶에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말과 현실을 발명하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했다.

대자보 게시자 색출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단국대의 민주동문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년 반 동안 윤석열 정권은 그 무능, 무도, 무모함의 끝을 보였다. 이미 국민에게 모독이 되었다”며 “박정희를 비롯한 독재자들의 말로를 기억하라! 촛불이 횃불이 되어 용산 대통령실 전체를 휩쓸기 전에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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