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2부 강등을 당한 인천유나이티드 앞에는 숨 가쁜 새판짜기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오는 24일 대구와 올 시즌 최종전이 남아있지만 이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내년 2부리그에 대비해 선수단 구성 등 구단을 완전히 리빌딩(rebuilding)하는 것이다.
통상적 구단 연간 운영 일정대로라면 이달 말 시즌이 종료되면 12월 한달 간은 선수단 휴가에 들어가게 된다.
그동안 내년 초 예정된 동계전지훈련(1차 : 태국 치앙마이 1월 2일부터 28일까지, 2차 : 남해 1월 31일부터 2월14일까지) 전까지는 2부에서 뛸 감독 및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선수 구성을 어느 정도는 마무리해 놓아야 한다.
당장 인천 구단 입장에선 내년 인천시와 인천시경제청 보조금 지원 금액이 어떻게 확정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올해 구단 전체 예산은 258억 원으로 인천시 110억 원, 경제청 50억 원, 인천공항공사, 신한은행, 포스코 등 대형 후원사 15억 원 등 인천시 보조금 및 기업 후원과 함께 나머지는 관중 수입 및 구단 MD판매, 스포츠토토 기금 지원 등이다.
이달 초 강등이 되기 전 인천시가 편성해 인천시의회 심의를 올린 내년 인천 구단 보조금 금액은 인천시 100억 원, 경제청 30억 원으로 올해보다 30억 원 정도 줄어든 규모고 앞으로 시의회 심의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지만 강등 후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 축구의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직접 입장을 표명한 만큼 우려할만한 수준의 예산 삭감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23 K리그 구단별 연봉 현황’을 보면 인천은 총지출액이 약 118억 원으로 전체 12개 구단 중 5위였다. 특히 외국 선수 평균은 11억 3400만 원으로 12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지난해 2부 팀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한 구단은 부산으로 약 59억 원이었다.
전체 1부 리그 1인 평균 연봉은 2억 9000만원인 반면 2부 리그는 1억800만원으로 2부가 1부보다 3분의 1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무고사, 제르소, 음포쿠, 델브리지, 요니치 외국인 선수를 모두 잡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인천으로서는 내년 ‘총알’ 걱정보다는 2부 에서도 몸값만큼 팀을 위해 성실히 뛰어줄 선수를 찾는 게 더 필요한 셈이다.
문제는 전달수 대표가 강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가운데 이 같은 대대적인 구단 변화와 쇄신의 총대를 누가 맡느냐다.
구단은 발표대로 전 대표가 15일 이후 물러나면 임중용 단장 대행체제로 돌아가게 된다.
사실상 이번 시즌 성적 부진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임 단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지 아니면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대로 인천시가 비상대책위 TF 등을 꾸려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또는 신임 대표 이사 선임을 서둘러 새 리더십에 맡길지 등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축구 한 관계자는 “내년 예산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변화와 쇄신이 있으려면 이번 시즌 실패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분석이 있어야 하며 이후 이를 바탕으로 내년 2부에 대비한 과감한 리빌딩이 이뤄져야 한다”며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다른 구단들은 이미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간 상태로 할 일이 더 많은 인천은 더욱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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