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지소연(시애틀 레인 소속)이 한국 여자 축구 선수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지메시’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여자 축구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공동 회장으로서 여성 선수들의 기본적 권리와 환경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소연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국 대회에 참가한 여자 선수들이 마땅한 탈의실 없이 천막이나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런 열악한 환경이 미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내 여자 축구의 현실을 꼬집었다.
지소연이 언급한 해당 대회에는 전국에서 61개 팀이 참가했으나 기본적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아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불만이 높았다고 한다.
지소연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상황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WK리그의 열악한 여건을 지적했다.
WK리그는 2009년에 창설돼 잉글랜드 여자 슈퍼리그(WSL)보다 1년 앞섰지만 현재는 성장 속도에서 큰 격차가 벌어졌다.
WSL은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직접 운영하면서 빠르게 발전했으나 WK리그는 대한축구협회 산하기관인 여자축구연맹의 운영을 통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WK리그에 소속된 창녕WFC는 창단 7년 만에 재정난으로 해체 위기에 놓이며 리그 체제에 위기가 생겼다.
창녕군은 팀 운영에 매년 약 12억 원가량이 들어가지만 연맹의 재정난으로 지원이 충분치 않아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외에도 한국여자축구연맹이 정관에 없는 인사들을 수년째 임원으로 선임해 온 문제도 불거지면서 리그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WK리그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 외에도 남자축구에 비해 낮은 관심 속에서 정체된 상태다.
올시즌 WK리그 한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261명에 불과했으며 일부 팀은 평균 146명의 관중만 모을 정도로 저조한 관심을 받았다.
남자 축구에 비해 열악한 지원과 인프라는 WK리그가 지난 15년 동안 큰 성장을 이루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소연은 이에 대해 “남자 선수들과 동일한 임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자 선수들도 최소한의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자 축구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얻는 이익은 없다. 다만 여자 축구가 단순히 ‘안 될 사업’이 아닌 ‘해볼 만한 사업’으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지소연은 한국 여자축구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에서 남자 축구를 대표하는 이근호 회장과 함께 공동 회장직을 맡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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