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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계열사 구한 ‘최태원·구광모의 남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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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적자로 위기에 놓였던 SK온과 LG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 이후 실적 개선세를 보여주고 있다. 양사 CEO인 이석희 SK온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앞서 몸담은 계열사(SK하이닉스·LG이노텍)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이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신임으로 부여받은 소방수 역할을 현 계열사에서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구광모 LG그룹 회장 / 각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구광모 LG그룹 회장 / 각사

이석희 사장은 2023년 말 그룹 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 대표로 선임됐다. 2022년 3월 SK하이닉스 대표에서 물러난 지 1년 9개월 만의 복귀였다. SK가 리밸런싱(사업구조 개편)에 돌입한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세대교체로 볼 수 없는 1965년생이라는 나이와 배터리가 아닌 반도체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이 사장의 선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에 따른 결정이라는 재계의 후문이다. 실제 이 사장이 2000년부터 11년간 인텔에서 근무한 후 KAIST 교수로 재직한 당시 최 회장이 직접 나서 이 사장을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사장은 최 회장에게 부여받은 SK온의 흑자전환 미션을 달성(올해 3분기 영업이익 240억원)했다. SK온에는 2021년 10월 독립 법인 출범 이후 11개 분기 만이며 이 사장 부임 후 3개 분기 만이다.

캐즘 장기화를 딛고 이룬 SK온의 흑자 전환은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전사적인 원가 절감 활동을 추진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온은 2분기 상업 가동을 시작한 헝가리 3공장의 램프업(생산량 확대)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3공장의 조기 정상화로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고단가 재고 소진에 따라 비교적 저렴한 원재료로 배터리를 생산한 것도 기저효과에 반영됐다.

이석희 사장은 앞서 8월 이천포럼 2024에서 취재진과 만나 “여러가지 오퍼레이션 임프루브먼트(수익성 개선 활동)을 내부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2025년에도 유정준 부회장과 함께 투톱 CEO로서 SK온을 이끌 예정이다.

이석희 SK온 사장(왼쪽)·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 각사
이석희 SK온 사장(왼쪽)·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 각사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11월 말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새 CEO로 선임한 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정 사장은 2019년부터 5년간 LG이노텍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질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LG디스플레이의 사업구조 고도화와 운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맡을 적임자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806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3분기 영업손실(6621억원) 대비 87.8% 축소된 규모다.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영업적자는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1500억원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3분기 수정 영업이익은 700억원쯤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 사업구조 고도화와 원가 절감, 인력 효율화가 효과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쯤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정 사장은 지난해 인사를 앞두고 부회장 승진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올해 11월 말 LG그룹 인사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적자폭 개선과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정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자회사인 LG이노텍에 몸담은 정철동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구조적 한계가 있었지만 LG디스플레이 CEO로 이동하면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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