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타구 속도가 느리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돔에서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대만과의 운명의 첫 경기를 치른다.
대만전은 굉장히 중요하다. B조에 참가한 6개국 중 2팀 만이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데, 한국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대만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이번 대회 한국은 타이베이돔에서 2경기, 톈무야구장에서 3경기를 치른다. 대만과 일본을 타이베이돔에서 상대하고 톈무야구장에서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호주를 만난다.
지난 8일 입국한 한국은 9일 톈무야구장에서 첫 훈련을 진행했고 1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대만프로야구리그(CPBL) 웨이치안 드래곤스와 대회 전 마지막 평가전을 가졌다. 11일 하루 휴식한 대표팀은 12일 처음으로 타이베이돔 그라운드를 밟았다.
대표팀에 주어진 훈련 시간은 단 2시간뿐이었다. 2시간 동안 대표팀은 타이베이돔 적응에 나섰다. 야수들은 수비 훈련과 타격 훈련에 집중했다.
류중일 감독은 “잔디가 고척보다 길다. 길어서 타구 속도가 빠르지 않다. 나머지는 괜찮은 것 같다”며 “타구가 느리다 보니 안타가 될 가능성이 희박한데, 느린 타구를 어떻게 빨리 처리하느냐가 내야수나 외야수 모두의 숙제인 것 같다. 오늘 수비 훈련했다. 펑고 속도와 타구 속도가 다르니까 감안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류지현 코치는 “타구 속도가 굉장히 늦다. 첫 바운드 된 이후 속도가 늦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편안할 수도 있다. 우리 선수들의 다리 움직임이 좋기 때문에 땅볼 타구가 나오면 처리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며 “우리는 투수가 좋은 팀이다. 최소 실점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나쁘지 않은 환경인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기에 급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주입시켜주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잔디에 대한 아쉬운 의견도 나타냈다. 주장 송성문은 “퀄리티 있는 잔디는 아닌 듯하다”며 “카펫 잔디 느낌이다. 잔디가 들리더라. 고정이 안 돼서 부상 위험 높다. 수비는 괜찮다. 톈무야구장과는 정반대다. 그곳은 바운드가 안 죽고 빠르다. 여기는 확 죽는다. 안타성 타구가 빠져나갈 것도 잡힌다. 조명은 괜찮다”고 밝혔다.
포수 박동원은 “솔직히 이런 잔디는 처음이라서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시간이 없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선수마다 신는 스파이크 길이가 다르다. 좀 긴 선수는 잔디에 걸려서 넘어질 수도 있다. 부상이 걱정되는 상황이다”고 부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외야수 홍창기는 “조명에 들어가는 타구는 약간 있었는데, 조명이 얇다 보니 금방 나오는 것 같다”며 “잔디는 푹신푹신한 것 같다. 땅볼 타구는 잘 안 굴러오고 바운드 되는 공은 키를 넘어가는 타구도 한 번씩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수들은 이날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지는 않았지만, 도착하자마자 마운드에 올라서서 높이를 체감했다. 박영현은 “마운드를 한번 밟아봤지만, 던져봐야 할 것 같다. 고척과 비슷하다고는 해서 고척을 생각하고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내일 앞에 나오는 투수들이 던지는 것을 보고 저도 뒤에서 준비하겠다”고 했다.
2시간 동안의 짧은 적응은 끝났다. 이제 실전이다. 변수가 없는 것이 베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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