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김도영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출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손가락 부상까지 당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작년과는 다른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결의를 다졌다.
9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첫 공식 훈련 후, 김도영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프리미어12가 이전 대회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를 지배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김도영이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지난해 APBC 이후 두 번째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 야구의 미래’ 중 한 명으로 여겨졌던 그는, 1년 사이 독보적인 존재로 위상이 바뀌었다. 8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대만에 거주하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대만 팬들까지 사인을 요청하는 등 그의 인기는 높아졌다.
그는 “다른 나라 팬들이 사인을 요청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기분은 좋다. 프리미어12가 작년 APBC보다 큰 대회라는 느낌을 받는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APBC에서의 아픈 기억이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다. 그는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중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가 파열되어 4개월간 재활을 해야 했다.
김도영은 “이번에 심재학 단장님은 ‘다치고 오면 가만 안 둔다. 다치지 말고, 나라를 빛내고 오라’고 하셨다. 이범호 감독님도 (최)원준이 형을 통해 다치지 말라고 말씀하시더라”며 대표팀의 기대를 전했다. 그는 다치지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운을 프리미어12 대표팀에 가져다주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KIA의 이범호 감독은 현역 시절 김도영과 같은 3루수로 활약하며 여러 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김도영은 “감독님처럼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작년보다 더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작년 APBC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김도영의 컨디션은 완벽하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체력이 바닥났고, 최근에는 배탈까지 겪었다. 그는 “체중이 많이 빠진 것 같다”며 우려를 드러냈지만, “대만에 와서 훈련하니까 (투지가 올라오는) 마음이 생긴다. 더 재미있고, 더 집중하게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타격감이 좋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그 시기에 감이 무척 안 좋았다. 그래도 밖에 나와서 훈련하니까 몸이 가벼워졌다. 오늘 쳐보니까 이제 좀 적응한 것 같다. 괜찮다”고 덧붙였다.
김도영은 프리미어12 조별리그가 치러질 톈무 구장에 대해 “타자가 유리한 야구장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구장은 작은 것 같은데, 막상 공이 잘 나가진 않더라”며 경험을 공유했다. 오랜만의 야외 훈련이 도움이 되었지만, 여전히 적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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