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사슬의 맨 밑바닥. 바닷속의 가장 미천한 존재. 그런데 온몸으로 빛을 내며 산소를 뿜어내 지구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존재.” (‘Mr. 플랑크톤’ 프롤로그 중)
세상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플랑크톤에 주인공들을 빗댄 드라마가 시청자를 찾아온다. 8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Mr. 플랑크톤'(극본 조용·연출 홍종찬)은 비록 하찮을 정도로 작지만 밝게 빛나는 플랑크톤처럼 반짝이는 인물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가족 없이 방랑자의 삶을 살아왔던 해조(우도환)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한 생물학적 생부를 찾는 마지막 여행을 그린 내용이다. 그 여행의 끝에서 서로를 보듬는 위로의 메시지도 전한다.
‘Mr. 플랑크톤’은 해조의 여행길에는 그의 전 여자친구인 재미(이유미)가 갑작스럽게 동행한다. 아이를 낳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그 꿈이 좌절되자 해조의 여정에 동참하는 인물이다. 재미의 옆에는 결혼을 약속한 종갓집 5대 독자 어흥(오정세)이 있다. 결혼식을 앞두고 눈앞에서 신부를 잃어버린 어흥은 해조와 재미를 맹렬하게 추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 왜 플랑크톤일까
‘Mr. 플랑크톤’은 등장인물들을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는 수중 생물인 플랑크톤에 비유에 눈길을 끈다. 플랑크톤은 운동능력이 없거나 아주 약하고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생물이다. 홍종찬 PD는 플랑크톤은 “작품에 등장한 모든 캐릭터이면서, 우리 모두”라고 정의했다.
홍 PD는 “바닷속 플랑크톤은 작지만, 빛을 내며 지구의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산소를 만들어낸다”며 “잘 보이지 않는다고 그 존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존재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인생을 방랑하는 이들에게 ‘당신은 플랑크톤처럼 반짝이는 존귀한 존재’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플랑크톤처럼 목적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온 해조와 온기를 나눌 가족이 간절한 재미,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여정을 통해 결국 서로에게 행복한 존재가 되어 간다. 소동극처럼 유쾌하고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이 쉽게 공감하고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에 주력했다. 배우들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도환, 이유미, 오정세는 해조와 재미, 어흥이 함께 나아가는 길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도환은 “인생의 마지막 여행길이라는 말이 큰 울림을 줬다. 이 여정의 끝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 달라”고 했다. 이유미는 “매 회 등장하는 상황들과 다채로운 로케이션, 캐릭터들 간의 호흡을 보는 즐거움이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정세는 “기존에 보지 못했던 신선한 캐릭터들과 이야기”라며 “그들의 여정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 우도환·이유미·오정세의 시너지 궁금증
“무엇보다 캐릭터가 중요한 작품”이라며 “배역에 어울리는 적확한 캐스팅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홍종찬 PD의 말은 우도환, 이유미, 오정세의 합을 기대케 한다. 우도환은 어디로 튈지 예측이 안 되는, 오늘 하루를 재미로만 사는 해조가 지닌 결핍과 공허함을 표현한다. “해조는 누구보다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바라본 우도환은 “그가 가진 자유분방함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 JTBC 드라마 ‘힘쎈 여자 강남순’에서 맹활약한 이유미는 세상에서 가장 불운하다고 여기는 예비 신부로 색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랑의 감정으로 가득하지만 정작 사랑받지 못한 과거의 상처를 지닌 재미의 복잡한 심리는 물론 씩씩하고 욕망도 가진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이다. “재미는 불행 속 피어있는 꽃 같은 인물”이라고 말한 이유미는 “여러 상황을 마주한 재미의 세세한 감정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오정세는 오랜만에 로맨스에 도전한다. ‘순애보’ 그 자체인 어흥은 유서 깊은 종갓집 5대 독자이지만 정작 세상 물정 하나 모르는 인물이다. 눈앞에서 신부를 잃어버리고 생애 처음 집을 벗어나 일탈을 시작한다. 오정세는어흥에 대해 “사랑도, 추격도, 싸움도, 자신의 삶도 처음인 인물”이라고 밝혀 궁금증을 높였다.
‘Mr. 플랑크톤’은 해조와 재미, 여흥의 유쾌한 여정을 따라 방방곡곡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았다. “로드무비 형식이라 로케이션이 정말 많았고 중요했다”는 홍종찬 PD의 말처럼 제작진은 작품과 어울리는 산과 들, 강, 바다를 찾아 강원도의 설원부터 전라도의 고택, 제주도의 바다까지 전국을 돌면서 여름부터 겨울까지 세 계절의 변화하는 아름다운 풍광을 담았다. 특히 종갓집 등 한국만의 색채가 녹아있는 장소들을 통해 전통의 정서와 색채를 담는데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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