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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외국인 기자 한국어 질문에 “못 알아듣겠다” 무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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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 참석한 외국인 기자의 한국어 질문을 듣고는 “말귀를 잘 못알아듣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내내 반말과 태도 논란을 부른 윤 대통령이 외국인의 발음을 거론하며 무례를 범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대표인 채드 오캐럴(Chad O’Carroll) 기자는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저는 북한 전문 미국 언론사 NK뉴스의 CEO 채드 오캐럴입니다. 오늘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평양 드론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 입장을 강화한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약화한다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김여정 부부장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라고 물었다.

이는 앞서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의 드론과 같은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는 주장을 하고, 우리 합동참모본부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관한 데 대한 질문이었다.

그런데 이를 들은 윤 대통령은 반말로 “말귀를 잘 못알아듣겠다”고 했고, 이에 채드 오캐럴 기자는 “한국어 시험처럼,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다시 영어로 질문을 했다. 윤 대통령은 통역을 거친 질문을 들은 뒤 “북한은 우리한테 이미 드론 공격을 10번이나 국경을 침범해서 했고 또 아까도 트럼프 대통령과도 얘기를 나눴지만 7000개가 넘는 오물 쓰레기 풍선에 GPS 교란해 바다에서 배를 운전하는 우리 어선들이 굉장히 힘들다”고 했다.

이후 NK뉴스 소속인 김정민 기자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영상의 기자는 저희 회사 CEO”라며 “한국어 질문 저랑 진짜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도 많이 하고 갔다”고 했다. 이 게시글엔 “제가 다 죄송하다. 다른 한국인들은 잘 알아들었다” “저는 다 알아 듣겠는데 그분은 우리나라 말도 못 알아듣더라” 등의 한국어 댓글이 달렸다.

김 기자는 이후 본인 트윗 등이 기사화되자 “답변이 어땠냐에 관계 없이 계속 추가 질문 받으시고 마지막 외신 기회 주자 하신 것은 감사히 생각한다”며 “다만 사회를 보신 분이 국제 기자들 기회를 많이 안 주셔서 조금 아쉽긴 했다. 물론 국내정치 건으로 시작된 기자회견이니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X 이용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일본 매체 기자에게 “어디 출신이냐” “당신이 하는 말을 정말 못 알아듣겠다”고 한 일에 윤 대통령 태도를 빗대었다. 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영어로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던 일을 언급한 이들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애초 ‘무제한 끝장토론’으로 진행될 거라 예고된 것과 달리 2시간 남짓 26개 질문을 받고 끝났다. 질문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지목했고, 주요 방송사 가운데 현 정부에 비판적 의혹을 적극 보도하고 있는 MBC·JTBC 기자는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정혜전 대변인에게 “이제 (질문 받는 것을) 하나 정도만 하자, 목이 아프다”고 하거나, “좀 더 해”라고 반말로 지시하기도 했다. 체코 원전 관련 질문을 듣고는 “원전 2기를 24조원에 수주한 것을 헐값이라고 한다면 너무 무식한 얘기”라고도 했다. 본인과 배우자(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윤 대통령은 본격 질의에 앞서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허리 숙여 사과했는데, 구체적으로 뭘 사과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지금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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