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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방안 나왔지만…‘부실 대책’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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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페이크 성범죄 규탄 청년대학생 1108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div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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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페이크 성범죄 규탄 청년대학생 1108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딥페이크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정부가 이에 대한 처벌 및 수사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부실 대책’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피해자 지원과 상담을 담당하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디성센터)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적게 편성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할 시 역할 강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는 물론 대학교에 적용될 예방 대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7일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국무조정실은 전날 관계부처와 함께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8월 ‘대학가 딥페이크’, ‘중고생 딥페이크 집단 유포’ 등을 계기로 딥페이크를 활용한 성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이후 정부는 딥페이크 대응 범정부 TF를 꾸려 시급한 입법·행정조치 등을 우선 실시했다. 더불어 관계부처 협의, 관련 전문가·업계의 의견수렴, 당정협의 등을 거쳐 해당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발표에 따라 정부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처벌 △플랫폼 책임성 제고 △신속한 피해자 보호 △맞춤형 예방 교육 등 4대 분야 10개 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신속한 피해자 보호에 중심을 둔 방안을 공개했다.

우선 신고 접수창구를 여성긴급전화 1366으로 통합하고 상담 창구 운영시간을 기존 오전 8시~오후 10시에서 24시간으로 늘린다. 피해자가 디성센터, 경찰청 등 여러 기관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조성하겠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쉽게 신고가 가능한 전용 홈페이지도 개설한다. 이를 통해 피해자는 물론 피해의심자, 불법 합성물을 발견한 누구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할 수 있게 된다.

디성센터의 인력과 예산을 확대해 역할을 보다 강화한다. 현재 디성센터에서 모니터링과 삭제 지원을 담당하는 인력은 18명에 그쳐 인력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여가부는 인력을 33명까지 확충하고 상담 인력도 6명 더 충원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디성센터를 중심으로 유관기관 실무협의체를 만들고 통합 지침을 마련해 협업 체계를 이어가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와 협력해 불법 합성물 삭제의 자동화도 추진한다. 현재 기술은 불법 합성물이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한 것인지 판별하기 어려워 사진으로 변형돼 유포되는 것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과기부는 딥페이크 여부를 탐지하는 기술을 고도화해 빠르게 유포에 대응하는 시스템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 같은 여가부의 발표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여가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 대응 인력 운영을 위한 내년 정부 예산안은 32억6900만원인데, 이는 올해 예산 34억7500만원과 비교해 6.3%(2억600만원) 감액됐기 때문이다. 이후 기획재정부의 검토, 국회에서 예산안 심의를 받는 과정에서 목표 예산을 배정받지 못한다면 인력 증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더욱이 전날 발표에서도 계획 실행 시기와 필요한 예산의 규모 등 기본적인 정보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아 관련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딥페이크 대응 범정부 TF 단장인 국무조정실 김종문 국무1차장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딥페이크 대응 범정부 TF 단장인 국무조정실 김종문 국무1차장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또한 교육부 소관인 예방 교육 강화 대책에 대해서는 구체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교육부는 초·중·고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을 연 1차시 이상에서 15차시 이내로 확대 운영하겠다고 공언했다. 디지털 시민교육 시수를 초등학교 실과 과목에서 34시간 이상, 중학교 정보 시간에 68시간으로 늘릴 예정이다. 대학에는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성폭력 담당자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문제는 대학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심각함에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 배경으로 ‘인하대 딥페이크 사건’ 등을 언급한 것에 비해 대학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26개 대학생 단체가 소속된 ‘딥페이크 성범죄 OUT 대학생 공동행동’은 정부 발표 당일 성명서를 내고 “근본적 대책에 대한 고민조차 없는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대학교에서 벌어지는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다시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 체험 부스’ 6회 운영 등으로 구성된 인식 개선 프로그램에 대해 “대학생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싶었다면 실효성 있는 폭력예방교육을 의무화하는 대책을 내놓았어야 했다”며 “필수로 이뤄지지도 않고 1년에 1회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되는 현재의 교육으로는 인식 개선은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성폭력 담당자 역량 강화에 대해서는 “적은 예산과 제한적인 권한 문제로 인권센터가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실효성 문제는 매번 제기되고 있다”며 “교육부는 인권센터의 예산 확충과 전문인력을 확대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또한 같은 날 논평을 내고 “딥페이크 성범죄의 도화선이 된 대학에 대한 대책은 한 줄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모든 부처가 모여 발표한 종합대책이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부실하다”고 꼬집었다.

더 나아가 삭제 권한 확대 등의 내용이 빠져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의당은 “2022년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TF 개선안을 기준으로 해도 그렇다. 성범죄물 삭제 권한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만 부여된 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으며 긴급 삭제 및 수사를 위한 자료 보전 방안이 빠지는 등 딥페이크 성범죄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정부는 국무조정실 산하 ‘딥페이크 대응 범정부 TF’를 유지하고 여가부를 중심으로 한 실무협의체를 운영해 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 및 보완할 계획이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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