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마침내 결정됐다. 최종 판단기구인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과징금 총액 41억4,000만원 등의 제재를 결정한 것이다. 핵심 쟁점이었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는 판단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위의 제재가 내려지게 됐다. 다만, 금융당국이 검찰에 업무정보를 이첩하기로 결정해 마냥 한숨을 돌릴 수만은 없는 모습이다.
◇ ‘제재 변수’는 벗어났지만 ‘사법 리스크’ 우려 확대
증선위는 지난 6일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기준 위반과 관련한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 증선위의 결정은 ‘중과실 2단계’다. 분식회계에 있어 고의성은 없지만 직무상 주의 의무를 현저히 결여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른 처분은 과징금 총 41억4,000만원(법인 34억6,000만원, 류긍선 대표이사·전 최고재무책임자 각 3억4,000만원)과 전 최고재무책임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감사인 지정 2년 등이다.
이 같은 제재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서 비롯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사업을 영위하면서 실질적인 수수료로 운임의 3~5%를 챙겨왔다. 그런데 실제 구조상으로는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수취한 뒤 다시 운임의 16% 안팎을 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하는 형태였다. 이로 인해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본 반면, 일부 가맹택시 기사들은 세금 부담이 커지는 등의 피해를 봤다. 또한 이러한 회계방식이 상장과 관련해 매출을 높여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까지 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회계감리에 착수했고, 이후 지난 2월 가장 높은 제재 수위에 해당하는 ‘고의 1단계’를 적용한 조치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여기엔 과징금 총액 90억원, 대표이사 해임 등의 조치가 담겼다. 다만, 증선위는 고의성 측면에서 금감원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회계기준을 위반한 것은 맞지만, 국내 주요 회계법인에 미리 문의했던 만큼 고의성은 없다고 본 것이다. 또한 회계기준 위반의 ‘목적’으로 지목된 사안과 관련해서도 기업가치 산정에 매출만이 아닌 여러 항목들이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매출 부풀리기’ 논란을 어느 정도 수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당초 예고됐던 최고 수위의 제재를 모면하며 한숨을 돌리게 된 모습이다.
다만, 증선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심의자료를 수사참고 목적의 ‘업무정보 송부’ 형태로 검찰에 이첩하기로 했다. 수사를 통한 실체 규명 및 조치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고강도 제재를 받은 상태다. 지난해에는 자사 가맹택시 ‘호출 몰아주기’로 2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고, 올해는 경쟁 가맹택시 ‘호출 배제’로 무려 7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특히 두 사안 모두 검찰 고발 조치가 이뤄졌고,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증선위의 이번 결정이 내려지기 하루 전인 지난 5일엔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매출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된 내용도 검찰로 향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공정위 제재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증선위 결정에 대해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금융당국의 결정을 존중하며 이를 무거운 마음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지난 3월 이미 회계기준 변경을 진행한 만큼, 회계 정보 이용자들의 혼선과 불확실성은 사라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앞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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