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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尹 담화 전날 ‘중진의원 연쇄 회동’ 의미는 [정국 기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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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목소리 빌려 ‘쇄신 요구’ 수용 압박 차원 해석

실제 韓·5~6선 “담화 쇄신 계기 되길” 의견 내기도

‘당대표 패싱’ 논란 의식한 입지 구축 행보 분석도

한동훈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당내 3·4선 중진 의원들과 만나기 위해 회동 장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중진 의원들과 연쇄 회동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하루 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윤 대통령 압박’ 등의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6일 오후 국회에서 당내 5·6선 및 3·4선 의원들과 순차적으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조경태 의원(6선), 김기현·권영세·나경원·윤상현·조배숙(5선) 의원 및 김도읍·박대출·박덕흠·윤영석·윤재옥·이종배·한기호 의원(4선), 김석기·김성원·김정재·성일종·송석준·신성범·이만희·이철규·임이자·정점식 의원(3선)이 참석했다.

한 대표와 5·6선 의원들은 ‘내일(7일) 대통령 담화가 국민에 겸허한 자세로 변화와 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국민의힘은 밝혔다. 국민의힘은 향후 한 대표와 5~6선 중진의원들이 이날과 같은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권영세 의원은 “기자회견이 잘 돼서 우리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방향으로 얘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조경태 의원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담화문과 기자회견이 될 것인가 하는 우려, 수준은 또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그래서 우려와 기대를 함께 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3·4선 의원들과의 간담회 내용은 공식적으로 알려지진 않았다. 한 대표는 기자들에게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대통령께서 담화를 준비할 시간이니 안에서 한 이야기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해당 자리에서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의 언급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 이날 한 대표의 연쇄 중진 회동에 대해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 직전이라는 점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비교적 당내에 세가 적은 편이니 중진의원들이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리를 마련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하기 전에 자신의 요구 사항이 옳다는 것을 더욱 보여주기 위해 중진의 힘을 빌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 거듭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전향적 자세를 촉구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윤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 개각 단행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즉각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공개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중진의원 간담회 자리에서 쇄신 요구 방식 등에 대해 친한계와 친윤계가 이견을 보였다.

조경태 의원은 “일부 의원들은 대통령에 힘 실어줘야 한다는 분도 계시지만 그건 현재 민심과 좀 다른 것 같다”며 “최소한 중진의원들은 많은 국민들과 시민들로부터 오랫동안 지지받은 분들이기 때문에 용산을 보지말고 국민을 보고 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경태 의원은 대통령 담화 내용에 인적 쇄신이 대폭 담겼으면 좋겠다면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서도 “내일 담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의원은 “대통령실이 주도해서 여러 가지 쇄신이나 개혁안을 만들어서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중진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뒤 페이스북에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다. 기다려야 할 때”라며 “제언으로 포장되는 압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내일 대통령이 임기반환점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기 때문에, 이후로 당정이 함께 힘을 모아서 다시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간담회가 시작한 지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이석했다.

나경원·조경태·김기현·윤상현·권영세·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대표와 당내 5·6선 중진 의원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일정이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일정 조율과 관련한 ‘당대표 패싱’ 논란을 의식, ‘당의 중심은 당대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해당 논란에 휩싸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불참하면서 이 해석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만난 기자들이 ‘한 대표가 소집한 중진 간담회에 참석하느냐’고 묻자 “시간이 되면 갈텐데 다른 일정이 있다”며 “벌써 간담회를 많이 했기 때문에 중복해서 하는 건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꾸 다른 해석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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