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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명예훼손 재판서 또 등장한 ‘윤석열 커피’ 보도, 검찰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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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뉴스타파. 
▲윤석열 대통령과 뉴스타파.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준 사람이 윤석열 중수2과장인지 아닌지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뉴스타파 vs 윤석열) 재판에서중요한 쟁점이 아니다. 이 재판에서 검찰이 허위사실이라고 지목한 2022년 3월6일자 뉴스타파 보도에 윤석열 당시 중수2과장이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고, 이 사건 재판부가 주요 쟁점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수사 무마’ 여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에서 진행한 네 번째 공판 이후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한 기사는 증인으로 출석한 조우형이 ‘(대검에 갔을 때) 윤석열 중수2과장이 커피를 타 준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이었다. 6일자 네이버 검색 기준 18개 매체에서 이 소식을 다뤘다. 

조우형은 이날 법정에서 2011년 총 다섯번 대검에 갔다고 주장했다. 네번 조사를 받았고 마지막은 부산저축은행 관련 윤석열 수사팀에 있던 박아무개 검사가 부산저축은행 대표이사들의 관계를 물어보는 편한 분위기의 자리였고 이때 박 검사가 커피인지 차를 한잔 대접해줬다고 말했다. 조우형은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사촌처남이다. 법정에서 조우형은 소위 ‘윤석열 커피’ 이야기를 하기 전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커피’ 이야기가 처음 등장한 건 지난 2021년 11월19일 대장동 업자 남욱(변호사)의 검찰 조서에서다. 당시 남욱은 ‘2011년 조우형이 부산저축은행 관련 두 번째 대검 조사를 받을 때 윤석열 당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줬다’고 진술했고 이 내용을 2022년 2월 JTBC에서 보도했다. 해당 발언은 대검이 조우형을 처음에는 강도 높게 조사했는데 조우형이 김만배 소개로 윤석열 검사와 친한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받았고 그 이후에는 수사망에서 빠져나갔다는 취지다. 즉 커피를 타준 사람이 누구인지는 본질이 아니다. 

그럼에도 검찰은 커피를 타준 사람이 누군지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검찰이 뉴스타파 보도 중 왜곡이 있다고 지적한 부분은 녹취 중 김만배가 신학림에게 “통했지.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시키고,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시키고 이랬지”라고 한 대목이다. 여기서 “통했지”는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검사가 함께 일한 경험이 있어 친하다는 의미다. 

실제 대화 전문을 보면 김만배의 발언 “통했지”와 “그냥 봐줬지” 사이에 신학림이 김만배한테 ‘커피(차)를 누구와 마시고 왔는지’ 묻는 대화가 나온다. 신학림이 “검사, 누구 검사 만났는데?”라고 묻자 김만배가 “박OO를 만났는데. 박OO가 얽어 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시키고, 부회장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시키고 이랬지”라고 답했다. 뉴스타파 기사의 다른 대목에 커피 타준 사람이 박 검사라고 나오는데도 검찰은 이 부분에서 ‘윤석열 검사가 커피를 타준 것처럼 왜곡해 편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차 공판(10월29일)에서도 검사는 남욱 증인에게 뉴스타파 보도 중 “김만배가 말한 ‘통했지’와 ‘봐줬지’ 사이에 다른 내용이 있는데 한 문장으로 말한 것처럼 돼 있는데 편집해서 보도된 사실을 알았냐”고 물었다. 남욱은 “(기사를) 읽으면서 몰랐다”고 답했다. 

▲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하지만 이 재판 중심에 있는 2022년 3월6일자 뉴스타파 보도를 보면 커피 타준 사람이 윤석열 검사가 아니란 사실은 알 수 있다. 보도를 보면 김만배는 신학림에게 “박OO(검사가) 커피주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물어보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며 커피를 타준 사람을 윤석열 검사로 지칭하지 않았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검사가 윤석열 중수2과장이었고 윤석열 검사와 친한 박영수 변호사를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소개해줬다는 맥락에서 나온 대화다. 

재판부에게 더 중요한 쟁점도 수사 무마가 있었는지 여부다. 지난 9월2일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에 대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게 허위인지 아니면 진짜 수사 무마가 어느 정도 됐는지 우선 확인을 하고 피고인들(김만배·신학림·김용진·한상진)한테 허위성 인식이 있었는지” 보겠다면서 “수사 무마가 본질적인 쟁점으로 (조우형 대검 출석 당시) 커피를 누가 타줬는지 등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뉴스타파 소속 피고인인 한상진·김용진 측 신인수 변호사도 재판부에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중수2과장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총괄하면서 조우형을 봐줄 위치에 있었고 조우형에 대한 수사무마, 부실수사 의혹을 자초했다”며 “조우형의 범죄 의혹을 알고도 수사대상에서 배제했다면 수사무마이고 몰랐다고 하면 부실수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12일 5차 공판에서는 지난 2일 보석신청을 한 김만배와 보석신청에 나설 예정인 신학림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두 피고인은 지난 6월 구속돼 구속기한은 내년 1월까지다. 허경무 판사는 “다음주(12일)에 보석 신문을 간단히 진행하고 2~3일 내 (보석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5차 공판에서는 지난 5일에 이어 증인 조우형에 대한 검찰 측 주신문 약 1시간과 피고인 측의 반대신문을 진행한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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