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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리벤지’ 권해봄 PD가 그리는 K-코미디의 미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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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국가 간 코미디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코미디로 대항전을 벌이고 협업해 새로운 코미디를 만들어내는 그런 문화, 지역색을 넘어선 코미디를 만들어내는 게 저의 꿈입니다.

코미디에 대한 저변을 확대시키고 싶다는 이유와 웃음이 있는 예능을 하고 싶다는 이유를 토대로 ‘코미디 리벤지’를 연출한 권해봄 PD의 이야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 ‘코미디 리벤지’는 직전 시즌 ‘코미디 로얄’의 우승팀이었던 이경규 팀(이창호, 엄지윤, 조훈)을 이끌었던 마스터이자 43년 차 코미디 대부 이경규의 진두지휘 아래 K-코미디를 대표하는 22인의 코미디언들이 펼치는 웃음 경쟁프로그램이다.

앞선 시즌 1 ‘코미디 로얄’에서는 팀마다 마스터들이 영건들을 데려와 코미디를 펼치는 방식을 펼쳤으나, ‘코미디 리벤지’에선 팀장과 팀원 구분 없이 6개의 팀을 결성해 만든 경쟁 프로그램으로 변화를 줬다. 권해봄 PD는 이에 대해 “좀 더 확장되고 발전된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코미디언 선정에 관해선 “프로그램명인 리벤지에 걸맞도록 리벤지 매치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 위주로 얘기를 나눴다”라며 “1년 사이 부각되거나 K-코미디를 대표한다는 베테랑들이 참가를 많이 해주셨다. 이번에는 팀 색깔을 다르게 하는데 힘을 줬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제작사인 넷플릭스가 자율성을 보장하며 높은 수위에도 눈을 감아준다는 말에 대해서도 권 PD는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자율성을 많이 보장해 주는 편이다. 국내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는 게 우선이었다. 코미디 자체가 문화나 지역색이 강한 장르다.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코드를 겨냥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수위에 대해서는 “코미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을 잘 타는 것이다. 수위가 많이 열려있다 생각하시는데, 그렇진 않다. 심의에 적용되기도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너무 불편한 분 없이 선을 잘 탔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자율성 있게 진행되는 프로그램 특성상 룰에 대한 설명이 미비했다는 지적에 권 PD는 “게임의 룰이 미비했다면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시간 내에 한 번에 끝까지 볼 수 있게끔 유도하는 콘텐츠다. 줄이는 과정에서 룰을 더 간결히 설명한 지점이 있는데,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보강해야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사람마다 선은 다르기에 부정적 의견 또한 마주했을 터. 권해봄 PD는 “그래도 ‘코미디 로얄’보단 나았던 것 같다. 코미디라는 게 속성 자체가 불편한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누군가를 놀린다는 속성이 있는데, 놀림받는 대상은 불편할 수 있지 않냐”라며 “그런 부분이 약자를 대상화하거나 특정 계층을 대상화하면 안 되겠지만, 로스팅 같은 경우도 당하는 사람들 겨냥하는 코너였다. 불편함이 넓게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라고 소신 있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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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코미디가 계속될 수 있을까란 물음에 권해봄 PD는 자신의 소신대로 의견을 이어갔다. 그는 “제 본직은 예능 PD라고 생각한다. 원래 전 코미디에 관심이 많았다. 코미디에 관한 기획안을 많이 써왔다. 넷플릭스와 잘 맞아서 이런 작업을 하게 됐다. 웃음이 있는 예능을 좋아한다. 웃음을 주는 예능이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전엔 스탠드업 코미디만 있었는데 그래도 코미디로 시청자들을 모을 수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증명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와 함께하고 있는 이경규는 ‘저질 코미디’와 ‘고급 코미디’라는 평가를 덧붙인다. 이 둘을 나누는 기준에 대해 권 PD는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반전의 미학이라고 생각한다. 박나래가 펼친 뱀여인 같은 경우는 성공한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파묘’가 국민적으로 사랑을 받았고, 그걸 따라 하겠다는 생각을 못하지 않냐. 통념을 비튼 지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원숭이 코미디는 통념을 비튼 지점이 없었다. 만약 제가 재밌다고 생각했으면 웃는 리액션을 거기에 붙였을 거다. 코미디언들이 누군가를 웃긴다는 작업이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제작발표회를 앞두고 논란이 터지기도 했다. 출연자 이진호가 불법 도박을 시인하며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것. 당시 권해봄 PD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진호가 김용명, 문세윤과 팀을 결성해 나왔고, 그들의 팀 등촌동 레이커스가 배제되면 프로그램 자체에 손상이 가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것을 위해 편집을 안 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권 PD는 “당시 30분 전에 얘기를 들어서 상황을 파악하고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당황했었다. 저희가 대처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그가 생각하는 코미디란 무엇이며, 그는 어떤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을까. 권 PD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고 싶다. 코미디는 계속 나오고 있고, 저희 ‘코미디 로얄’에서 엄지윤 씨가 문세윤 씨를 로스팅했던 장면이 빠르게 확산되는 걸 봤다. 잘 만들고 반전 있는 코미디는 여러 세대에 통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편함을 주지 않겠다’에선 코미디가 시작될 순 없다. 더 많은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코미디를 기획하는 게 1차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권해봄 PD는 소신 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시청자분들이 코미디언들을 대상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웃기는 사람들이고 ‘나는 이 웃음을 평가한다’는 마인드로, 웃기지 않으면 비판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다”라며 “코미디가 모두가 성공하는 게 아니다. 타율을 높여야겠지만, 우스운 사람들은 아니다. 실패했다고 쟨 재미없는 애라고 재단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그는 코미디언들의 열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단다. 권 PD는 “이들이 왜 진심인지, 리스크도 있는 일인데, 왜 이들이 경규 선배의 말을 빌려 해온 코미디에 대한 작업들이 일생의 보람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어떤 시청자들은 코미디언에 관한 리스펙이 생겼다고 했는데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해봄 PD는 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를 보고 코미디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전사들 같다고 표현했다. 최근 메타코미디는 일본 요시모토 흥업과 협업해 국가 간 코미디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권 PD는 “취향을 떠나서 그런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요시모토라는 일본 코미디 기획사와 협업해서 했다는 것에 대해 박수를 드리고 싶고, 이게 저의 꿈이기도 하다”라며 “통역을 통해 불편해 보이기도 했지만 통하는 지점도 있고 코미디언들과의 공감대가 있었다는 점에서 잘 발전시키면 코미디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경의를 표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카카오엔터,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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