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상태로 마세라티를 몰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0대 남녀에게 사상 사고를 낸 뒤 도주한 30대 운전자 A(33) 씨가 첫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 씨와, 그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공범 B 씨에 대한 첫 재판을 6일 열었다.
이날 A 씨는 재판에 불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구인영장이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피고인을 강제로 법정에 데려오기 위해 발부하는 영장이다.
사건은 지난 9월 24일 새벽 광주 서구 화정동 도로에서 발생했다. A 씨는 음주 상태에서 마세라티를 운전하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추돌해, 오토바이 운전자였던 20대 남성에게 중상을 입혔고, 함께 타고 있던 여자친구는 숨지게 했다. 사고 직후 A 씨는 현장을 벗어나 도주했고, 이후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해외로 도피할 계획을 세우면서 태국행 비행기 티켓까지 예매했다. 그러나 그는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고, 현금을 사용해 택시나 공항 리무진버스를 타고 인천공항과 서울 일대를 배회하다가 사건 발생 이틀 후 서울 강남 유흥가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직후 겁이 나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그의 도주를 도운 B 씨는 A 씨가 사용하도록 대포폰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이날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A 씨가 갑작스러운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자 B 씨에 대한 재판만을 진행했다. 이광헌 부장판사는 “교도소에 있는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출석하지 않아 구인영장을 발부해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A 씨 변호인에게 “피고인이 재판에 불출석할 경우 불리하게 진행될 수 있음을 전달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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