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dict
사전 계약 1만 3,127대, KGM을 살리러 나왔다
GOOD
날렵한 쿠페 스타일임에도 넉넉한 머리 공간을 확보했다
기본형인데도 LED 헤드램프, 앰비언트 라이트, 주행 보조 기능까지 싹 쓸어 담았네
BAD
과하게 멋 부린 20인치 휠, 주행 간 단점만 도드라진다
답답하고 흐릿한 변속감과 속 터지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ompetitor
기아 스포티지: 8단 자동 변속기 적용과 상품성 개선으로 무장했다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41마력 높은 출력에 볼보 CMA 플랫폼까지 담았다
KGM은 액티언에 고객이 선호하는 사양과 디자인을 대거 담았다. 그 마음이 통한 것인지 액티언은 사전예약 5만 대, 사전 계약 1만 3,127대라는 쌍용 역사 통틀어 유례없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 8월 20일 출시 이후 9월까지 판매 대수는 약 2,466대. 9월 KGM 전체 판매량 중 10대 중 4대에 가까운 물량이다. 심지어 아직 예약 적체 물량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액티언의 돌풍은 이어질 것이다.
액티언은 토레스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당초 ‘토레스 쿠페’라고 불렸을 정도로 연관성이 높다. 사이드미러와 헤드램프 위치를 보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디자인 차별화 포인트를 많이 두었다. 바디 클래딩을 차체 컬러로 칠해 도심형 SUV에 맞는 모습으로 바꿨다. 또한 루프 라인을 날렵하게 깎아 토레스 보다 전고를 40mm 낮췄다.
다만 전체적인 디자인을 보면 랜드로버 디자인을 떠오르게 한다. 특히 로커패널과 전후 범퍼를 지나가는 캐릭터 파츠는 벨라를 닮았다. KGM은 이전 토레스 C 필러에도 디펜더의 사이드 툴 박스를 따오기도 했다. KGM은 이러한 디자인 속에서도 자사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태극기의 건, 곤, 감, 리를 패턴화해 램프, 반사판, 실내, 그릴 등 곳곳에 배치했다.
특히 주간 주행등에서 도드라지는데 여기에 웰컴 라이트까지 적용했다. 실제 광고에서도 Korea Great Mobility라고 소개하는 등 애국 마케팅에 힘쓰는 듯하다.
액티언은 도심형 SUV를 표방하고 있다. 전체적인 외형은 SUV의 터프함을 노리고 있지만 미쉐린 컴포트 타이어를 끼는 등 온 로드 대응에 초점을 둔 채 출시했다. 다만 외형 중 기능 보다 멋에 치중한 요소들이 많은 것은 아쉬웠다. 20인치 휠은 승차감, 주행 성능 등 어느 하나에서도 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또한 뾰족하게 다듬은 스포일러 역시 공력성능보다는 멋을 위한 것으로 보였다.
실내는 이전 토레스 SUV 그리고 토레스 EVX로부터 시작한 KGM 최신형 인테리어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버튼을 간소화해 깔끔한 구성이 특징이다. 스티어링 휠은 ‘더블 D컷’이라 부르는 이색적인 외형이다. 그립감이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스티어링 휠 하단부 양쪽에는 두 개의 버튼을 배치했다. 다른 브랜드들은 보통 드라이브 모드 혹은 오버부스트 기능을 배치하는 것이 특징인데 KGM은 즐겨찾기와 오토홀드를 새겨 넣었다. 두 버튼 모두 맵핑이 가능한 즐겨찾기로 배치하면 좋았을 것 같다.
버튼을 없애 깔끔하게 구성한 실내는 단점으로 다가왔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성능과 직관성이 떨어지기 때문. 체감 반응 속도가 다소 늦다. 계기판 역시 차가 멈추고 나서야 속도가 완전히 줄어드는 등 반응이 느린 편이다. 또한 상단바를 끌고 내려 몇 가지 옵션을 조정하는데 인식 오류가 잦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음소거나 액티브 배기 사운드는 켜고 끄는 동작 상태를 직관적으로 감지하기 어렵다. 물론 노래 앨범 커버나 공조 분할 화면 추가 등 이전 KGM 모델에서 지적했던 사항들은 대체로 보완되었다.
앰비언트 라이트의 적용 범위는 경쟁 차종 대비 넓다. 대시보드, 도어트림, 센터 콘솔까지 얇고 길게 적용했다. 여기에도 태극기의 건, 곤, 감, 리 패턴을 새겨 넣었다. KGM은 경쟁 준중형 SUV 보다 짧은 축거로 실내 공간이 좁다고 여길 수 있지만 시제 체감해 보니 공간에 대한 불만은 들지 않았다. 1열과 2열 모두 무릎 공간과 어깨 공간이 충분했고 쿠페형 라인이라 우려가 있던 헤드룸도 넉넉했다. 아울로 트렁크 공간 역시 668L로 충분했고 2열을 접을 수도 있는 큰 짐에 대한 대응능력도 충실하다. 보태어 트렁크 안쪽 조명이나 전동식 트렁크 개폐 버튼은 굉장히 유용한 편이다.
장점이 도드라지기 보다는 단점 없는 파워트레인
파워트레인은 1.5L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 토크는 28.6kg.m를 발휘한다. 배기량과 출력 수치를 보면 무심히 넘어가겠지만 체감상 느껴지는 가속능력과 액셀 페달 반응성은 한없이 여유롭고 느긋하다. 도심형 SUV의 퍼포먼스 한계를 낮잡아 본 것이 아닐까 싶다
본격적인 시승을 나서면서도 이런 의심은 이내 확신으로 바뀌었다. 일상의 시내 주행은 매끄러운 편으로 정숙했고 노면 충격도 잘 걸러냈다. 하지만 액티언이 힘을 본격적으로 내는 2천 rpm 구간을 넘어서면 변속 충격도 상당하고 가속과 감속의 페달 조작 피드백도 또렷하지 않다. 회전 구간에서 섀시 안정감은 속도 한계가 높지 않다.
축거에 비해 전후 오버행이 상대적으로 긴 도심형 SUV들에서 흔히 나타는 모습이다. 추월 가속력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시 반전은 없었고 오히려 NVH 측면에서 제동력의 일관성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잠시 당황스러웠다. 또한 20인치 휠 사이즈 탓인지 맨홀, 도로 이음새의 충격이 거칠게 다가왔다.
다만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액티브 배기 사운드 시스템은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차량 외부에 소리박 시스템을 적용해 외부에서 소리가 들린다. 0단계, 1단계, 2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8기통 사운드가 들린다. 동급 현대차-기아의 가상 사운드보다 비교적 생생하다. 하지만 이 시스템에 추가 비용 140만 원을 내야 한다면? 한 번 더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고속주행에선 동급 SUV보다는 주행성능에 장점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탄탄한 하체로 버텨내기보다는 도로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안정적이라기보다는 속도를 올리는데 주저하게 만든다. 회전 구간에서 과감하게 스티어링 휠을 돌려보면 이런 느낌이 더 배가되는데, 회전 방향의 축이 생각보다 더 가라앉는다. 스티어링 휠 감각은 이질감이 있었다. 휠 중앙부만 특이하게 부드러웠고 속도에 따라 회전 감도가 바뀌는 구간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방음 상태는 우수한 편이다. 1열 이중 접합 유리, 흡음형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하고 루프와 하부에 흡음재를 적용했다. 이는 고속주행보다는 도심주행에서 더 실력발휘를 했다.
KGM 액티언은 성능보다는 외형에 무게를 둔 듯하다. 시작가격 3,395만 원인데도 기본 사양부터 12.3인치 디스플레이, LED 램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적용한 것도 호감을 살 부분이다. KGM 액티언은 시종일관 나긋한 면모를 잃지 않았다. 실제 오프로드를 경험하는 SUV 소유자들이 전체 3%도 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가 있다. 대중적인 차를 만드는 KGM이 액티언을 이처럼 살가운 도심형 SUV로 한정지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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