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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리그 오브 레전드로 본 게임과 이스포츠의 관계 변화, 그리고 높아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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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박상진 기자] T1과 페이커의 다섯 번째 우승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 2024 시즌도 막을 내렸다. 지난 1월 시작한 시즌이 11월 월드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끝난 것.

엔데믹 이후 게임 산업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는 여전히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고, 그 관심은 더욱 커졌다. 한국 지역 리그인 LCK는 물론 월드 챔피언십 모두 예전 이상의 관심을 받았고 특히 이번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는 LPL 최강 팀인 BLG와 4번 시드로 출전해 우승에 도전한 T1의 집념이 경기 내에 그대로 드러나며 풀세트 접전까지 돌입해 7백만에 가까운 동시시청자가 이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사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올해 마냥 성장세를 이어간 것은 아니다. 게임 자체가 오래되며 어린층의 유입이 줄어들고, 게임의 연령대가 올라가는 중이다. 게다가 게임의 구조적 문제로 랭크 게임 수가 줄어들며 게임은 위기를 맞았다. 거기다 시즌 중에 있었던 디도스 공격 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악재였다.

하지만 이스포츠의 인기만은 여전했다. 과거 게임을 잘 하는 사람들이 영광과 부를 얻기 위해 대회가 생겼고, 게임의 마케팅으로 이스포츠 대회를 열던 시기와 이제는 반대 상황이 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를 보는 사람들 중에 게임을 하지 않지만 이스포츠 경기를 보는 사람의 수가 늘었다는 이야기다.

영국 런던 현장에서 만난 존 니덤 라이엇 게임즈 퍼블리싱&이스포츠 사장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게임과 이스포츠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곘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스포츠를 게임을 즐기는 팬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 존 니덤 사장은 이스포츠를 보는 시청자를 지금은 게임을 하지 않거나 아예 게임을 하지 않지만 이러한 행동 자체가 리그 오브 레전드 팬층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이야기다. 과거 게임이 이스포츠를 키웠다면, 이제 이스포츠가 게임을 유지하는 버팀목이 됐다.
 

현재 랭크 게임 수가 줄어드는 등의 게임 내에서 위기가 있지만 이스포츠를 통해 계속 게이머들을 리그 오브 레전드에 잡아두고 이들을 게임으로 다시 불러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계획인 것. 그 중 하나가 게임의 변화 및 패치 패턴과 이스포츠 대회 패턴을 맞추는 것도 존 니덤 사장이 밝힌 한 가지 방법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이스포츠 시청자가 늘어나며 게임을 보는 방법도 변화했다. 예전에는 표면에 드러나는 선수들의 슈퍼플레이에 환호했고, 지금도 여전히 시청자들과 관객은 이런 플레이에 환호한다. 작년 월드 챔피언십 4강에서 페이커가 아지르로 보인 플레이, 그리고 올해 월드 챔피언십 결승 4세트 사일러스로 보인 플레이가 팬들이 환호하고 기억하는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제 시청자들은 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더 심도있게 경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게임 패치를 미리 읽어보고, 솔로 랭크 동향으로 이러한 변화가 게임에 어떻게 드러날지 예상하며 어떤 밴픽이 나올지 예상한다. 그리고 경기를 본 이후에는 경기의 흐름이 나온 이유를 찾는다.
 

아는 만큼 보이고 더 즐길 수 있는 구조로 바뀌자 단순히 선수 인터뷰 뿐만 아니라 각종 분석 영상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 후 해설들의 개인 방송 역시 인기를 끌고 있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기를 분석하는 영상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후자가 바로 몇 번 이야기를 다룬 프로관전러 P.S 채널이다.

일반 랭크 게임과 프로 경기는 다르다는 것이 예전의 분위기였다면, 솔로 랭크 데이터는 결국 언젠가 대회로 드러난다는 것이 지금의 분위기다. 선수들이 스크림을 통해 연습하지면 결국 추가적인 연습은 솔로 랭크를 통해 해야 하고, 솔로 랭크의 흐름과 선수들의 연습 결과를 통해 경기 밴픽과 흐름을 미리 읽어내며 시청자들도 경기를 즐기는 폭이 넓어진 것. 이러한 시각에서 프로관전러 P.S 채널 같은 콘텐츠는 건전한 커뮤니티 형성에도 큰 도움을 준다.

숫자는 가장 큰 무기다. 이러한 분석이 없었을 때에는 누가 잘하고 못하고에 있어서 각자의 주관적인 주장만이 있었고, 이는 감정싸움으로 이어지기 쉬웠다. 끊임없는 감정 싸움은 커뮤니티 유지에 큰 독이다. 하지만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는 모두가 납득할 수 밖에 없다. 커뮤니티가 근거 없는 감정 싸움에 시간을 소모하는 대신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커뮤니티의 폭은 넓어지고 깊이도 깊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의 변화에 따라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지며 중계 UI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의 대회 UI는 초창기 UI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과 이스포츠에서 동일한 경험을 주기 위한 방법이지만, 이제 시청자들은 단순한 정보보다는 게임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어한다. 물론 이를 위해 공식 홈페이지 중계에서는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고 다양한 오버레이로 게임의 상황을 알려주는 등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경기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방법 고민이 더 필요하다.

많은 위기가 있었던 2024년 시즌이었지만, 그래도 이스포츠를 향한 관심은 더욱 커졌고 T1 홈 그라운드 같은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는 가운데 리그 방식도 바뀌며 내년 시즌에는 더 흥미있는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가 보일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포모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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