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최근 몇개월간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지만. 은행 이익의 기반인 예대금리차(대출-예금 금리)는 오히려 두 달 연속 커졌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이례적 현상으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8월 이후 본격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린 결과로 해석된다.
더구나 지난달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 이후에도 은행들이 줄줄이 예금금리만 하향 조정한 만큼 10월까지 석 달째 예대금리차 확대 기조가 이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9월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실제로 취급된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제외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0.43∼1.05%p로 집계됐다.
예대 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이다.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대출·예금 금리 격차에 따른 마진(이익)이 많다는 뜻이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1.05%p)가 1위였고, 이어 KB국민(0.98%p)·하나(0.68%p)·신한(0.53%p)·우리(0.43%p) 순이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9월 예대금리차가 5.00%p로 가장 컸다. 광주은행(2.60%p), 한국씨티은행(2.25%p), 토스뱅크(1.81%p), 카카오뱅크(1.72%p)도 2%p 안팎으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전월 대비 예대금리차 추이를 보면, 5대 은행 가운데 NH농협을 빼고는 모두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커졌다. 대체로 올해 들어 시장금리 하락세와 더불어 줄곧 줄어들다가, 7월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흐름이다.
은행권은 8∼9월 예대금리차가 커진 주요 배경으로 이 시기 본격적으로 실행된 가계대출 억제 목적의 대출 가산금리 상향 조정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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