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를 앞세운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두 회사는 AI를 활용한 전략에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포털 기업의 AI 경쟁에 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B2B·B2C 아우르며 AI 생태계 확장 속도
네이버는 이달 11일 ‘단 24’ 통합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생성형AI 하이퍼클로바X 관련 업그레이드된 AI 사업전략을 공유한다.
네이버의 AI 주요 전략은 ‘소버린 AI’다. 산업별·국가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B2B(기업간거래), B2C(기업과소비자거래) 골고루 아우르며 지역문화와 특색 등을 반영한 자체 LLM(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 생태계를 넓히는 중이다.
네이버는 특히 수익화에 도움이 되는 B2B 부문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10월 중순까지 하이퍼클로바X 관련 70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네이버는 AI 개발 도구인 ‘클로바스튜디오’를 2000곳 이상에 공급했다. 또한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화 모델인 ‘HCX-DASH’, 마케팅 특화 솔루션 ‘NCLUE’, 협업툴 ‘네이버웍스’ 적용 등으로도 AI 생태계를 확장했다.
B2C 부문은 자사 플랫폼 내 활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AI 적용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화형AI 클로바X가 있다. 현재 이미지와 문서 이해까지 가능한 기능을 추가해 멀티모달 기능을 고도화했다. 네이버앱 홈피드 콘텐츠 추천과 네이버 웹툰 캐릭터챗, 네이버 검색결과 내 문서 랭킹 재조정 등 서비스도 최근에 이뤄졌다.
실용성 무기로 별도 앱 ‘카나나’ 선보여
10월 22일 신규 AI 브랜드 카나나를 처음으로 공개한 카카오는 연말 사내 테스트를 거쳐 내년쯤 정식 서비스로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의 주요 전략은 서비스 중심의 실용성있는 AI 구축이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같은 범용LLM 방식이 아닌 중소형 LLM 라인업이 다양화된 형태로 AI를 구성한다. LLM 구성도 용량, 성능 등에 따라 구분해 10종으로 세분화했다.
카카오는 AI 실용성을 높이고자 오케스트레이션 방식을 채택했다. 자체 모델 외에 오픈소스 모델, 글로벌 언어모델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두루 활용하는 프로세스다. 주로 가성비를 앞세우는 AI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많이 활용되는 방식으로 카카오도 이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형태는 주로 B2C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내년에 별도앱으로 선보이는 ‘카나나’ 서비스의 성공 여부가 수익화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범용적인 AI로 B2B와 B2C 서비스를 아울러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반면 카카오는 메신저 내 에이전트 방식으로 규모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카카오의 AI는 아직 성능이 입증되지 않아 AI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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