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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목소리’에 뒤집어진 與…내부선 “분열은 없어야”

데일리안 조회수  

윤 -명태균 ‘김영선 공천’ 관련 녹취 공개돼

“사법 리스크와 탄핵 우려 커졌다” 목소리

與 중진들 “분열과 갈등 양상 비쳐선 안돼”

일각 “정권 지키도록 특별감찰관 결심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에 앉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의 통화 녹취가 전격 공개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의 녹취만으로는 공천 개입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웠지만, 윤 대통령의 육성이 들어간 녹취가 나오면서 사법 리스크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일단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정권 방어가 가능한 형국에 몰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의원 11명은 31일 추경호 원내대표가 주재한 중진회의에 참여해 “당이 분열과 갈등 양상으로 비쳐선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추 원내대표와 조경태(6선), 권성동·권영세·윤상현·조배숙(5선), 김태호·박대출·박덕흠·안철수·윤영석·이헌승(4선) 의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추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표결과 같은 양상으로 가는 건 정말 숙고해야 한다, 가급적 지양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많았다”며 “중진의원들께서 당대표가 간담회를 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주셨다. 당대표실에 의견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가 언급한건 한동훈 대표가 김 여사 리스크 등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꺼내든 ‘선제적 특별감찰관 임명’이다. 중진의원들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두고 의총을 열어야 한다는 것을 반대했다는 건, 이날 명 씨의 녹취 공개로 인해 엄중해진 상황에서 야권의 대대적인 정권 종식 공세를 단일대오로 방어해야 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회의에 참석한 권영세 의원(5선)은 특별감찰관 추진 여부에 대해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굳이 표결해 대립한다면 피해만 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가 문제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공천 개입’ 논란에 불을 붙인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내용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밝힌 바와 같이, 명태균 씨가 하도 요청하니까 그냥 말씀하셨다는 것이지 않느냐. 실제로는 당으로부터 공천 관련해서 무슨 보고받은 바도 없고, 거기에 대해 의견 표명한 사실도 없다는 것”이라며 “아무 문제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31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표주재 비공개 중진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경태 의원, 권성동 의원, 박덕흠 의원, 이헌승 의원, 권영세 의원, 박대출 의원, 윤영석 의원, 김태호 의원, 안철수 의원, 윤상현 의원 ⓒ뉴시스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중진회의를 마친 뒤 윤 대통령이 당시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공관위 자료를 100% 가져간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녹취가 공개된 시점이) 대통령께서 취임 선서를 하기 이전이었고, 이보다 앞서 윤 대통령의 그 말이 김 전 의원의 공천으로 이어졌다는 근거가 없지 않느냐”라며 “야권이 프레임을 잘 짜서 공세를 펼치는 것인데 여기에 흔들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관련 리스크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법리적인 부분은 따져봐야겠지만, 대통령실의 허술한 대응에 이어 녹취까지 떴으니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걱정”이라며 “대통령실·당대표실·원내대표실 모두 이 상황을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걱정했다.

이와 함께 당 안팎에선 우선 단일대오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리스크가 표면화된 상황에서 야권이 노골적으로 정권 종식 공세에 나설 것이 불보듯 뻔한 만큼 휘둘려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다만 한 대표가 꺼내든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해선 아직도 당내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여기서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가 되풀이 될 수도 있다.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아직 명확하게 나온 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은 당이 정권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한계인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의 반발을 고려해서라도 의총 없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승인해야 한다. 특별감찰관조차 없이 어떻게 지금 정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냐”라며 “특검까지 갈 수 없다는 건 당내에서도 일원화된 전략이다. 특별감찰관으로 지금 우리가 진심이라는 걸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당시 당선인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명태균 씨 간의 통화 녹취를 이날 전격 공개했다. 녹취에서 당시 윤 당선인은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과거 대통령실의 해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대통령실은 앞서 윤 대통령과 명 씨 사이의 인연과 관련해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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